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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할말이 없다"…이충호 작가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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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반박은 무의미한 감정싸움…모든 대응은 사업대행사 몫"

웹툰 '지킬막사는 하이드씨'의 저자인 이충호 작가. (유연석 기자/자료사진)

 

진화된 발화점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는 것은 금방이었다.

지난 주, 또 한번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저자 이충호 작가와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측이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다.

새로운 갈등은 이충호 작가가 지난 1월 도용 의혹을 제기한 지 2개월 만에 응한 인터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심경 인터뷰라, 취재진 역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이것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오게 될지 짐작하지 못했다.

이런 저런 말들이 오갔지만 당시 작가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합리적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소송까지 가기는 복잡하고 민감한 상황이고, 만화계와 영상계 간의 협력 분위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인터뷰 안에 비단 '킬미, 힐미'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23년 간 만화계를 떠난 적이 없는 이 분야의 베테랑이며, 한국만화가협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표절과 아이디어 도용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화계와 그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충호 작가는 사업차 외국으로 향했다. 그래서 '킬미, 힐미' 측의 원안 반박에 대한 입장도 서면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외줄타기를 하듯, 아슬한 상황 속에서 이충호 작가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음은 이충호 작가와 취재진이 전화로 나눈 짧은 마지막 이야기다.

▶ 논란 후,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였는데 그것으로 인해 또 갈등이 발생했다. 마지막은 '킬미, 힐미' 제작사 측의 입장으로 끝났다. 여기에 한 번 더 반박할 의사가 있나?

지금 현재로선 없다. 사실 이젠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나는 이미 CBS노컷뉴스와의 두 차례 인터뷰, 특히 3월 11일 장시간의 인터뷰를 통해서 할 말을 다했고 내 뜻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그 인터뷰 안에 나의 답과 생각이 있다. 나의 진의를 읽을 사람은 다 읽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상호간에 말을 할 때마다 계속 말꼬리를 잡아서 반박기사를 내는 건 무의미한 감정싸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또 반박기사를 낼 바엔 '킬미, 힐미' 측의 충고대로 정당한 절차를 밟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향후 대응은?

모든 말이 언론에 노출되고 헤드카피 몇 줄로 내 말이 왜곡되는 이 상황이 무척 낯설고 피곤하다. 모든 연락을 끊고 새 작품에 집중할 생각이다. 앞으로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와 관련한 모든 대응은 사업대행사인 '크릭앤리버스토리'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법적 대응 역시 사업대행사의 몫이다.

▶ 이 시점에서 법적 대응 가능성은 있나?

지난번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위치고 상황이라 함부로 말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전에 개인적으로 소송을 해봤는데, 승소를 해도 그 과정의 피로도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손해를 본 것과 같더라. 그래서 소송만은 피해보려고 전에 없이 신중하게 행동하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원고 청탁도 늘어나고 있고 전에 없이 바쁜 일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원고 할 시간도 부족한데 다른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 난 조용히 원고에 집중하고, 사업대행사에 모든 판단을 맡길 생각이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법적대응을 한다면 그 결정과 실행 역시 사업대행사의 몫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부터 내가 아니라 사업대행사가 모든 일을 처리하고 대응하게 했어야 했다. 생각해보면 사업대행사를 두고 이번 일에 내가 전면으로 나선 것이 가장 어리석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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