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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사드 배치 놓고 '2조짜리' 눈치작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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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KIDD 회의, 美 고위급 방한 등 사드 논의의 장 열려

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양국간 조만간 사드 배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간 논의의 핵심은 한 포대당 1조 5천억원에서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사드 배치 비용과 운영 비용문제로 향후 양국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 향후 열리는 회의·회담에서 사드 논의 가능성

국방부는 18일 한미간 고위급 국방협의체인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가 다음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간 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측은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미국측에서는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각각 대표로 참석할 계획이다.

KIDD는 매년 2차례 개최되는 정례적인 회의로 안보정책구상회의(SPI),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 등 다양한 한미 국방 회의체를 조정·통합하는 회의다.

하지만 이번에 열리는 KIDD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이에 앞서 이번달 말에는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방한해 최윤희 합참의장과 회담을 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도 사드 배치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다 애슈턴 카터 신임 미국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도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해 양국 국방·외교 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 역시 사드 논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처럼 향후 줄줄이 예고된 회의와 회담 등을 통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군 안팎의 전망이다.

◇ 정부 3NO 전략, 사드 도입비용과 맞물려

우리 정부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7일 국회에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가용수단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만일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의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입장일뿐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를 먼저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기 전까지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먼저 언급하지 않은 3NO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과의 외교·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동시에 천문학적 액수가 들어가는 사드 도입과 운영비 분담 문제 역시 우리 정부가 3NO 전략을 구사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사드 한 포대는 발사대 6기와 미사일 72발, 레이더, 통제소 등으로 구성됐으며 한 포대 구성에만 1조 5천억원에서 2조원 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 3개 포대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5~6조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본토가 아닌 외국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이같은 천문학적 도입 비용을 모두 충당하기가 부담스럽고 반대로 우리 정부는 미국의 비용 분담 요구가 부담스러운 형편이다.

◇ 美 사드 배치 문제 먼저 꺼낼 가능성↑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사드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에 모두 7개의 사드 포대를 주문했으며 이 가운데 4개 포대는 이미 자국에 배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3개 포대는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미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미국 정부는 자국이 아닌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 등에 사드 포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주한미군이 우리 정부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공식 협의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지부터 물색한 배경도 바로 미국 정부의 이같은 사드 배치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다.

미국은 현재 주한미군이 몰려 있는 경기도 평택과 강원도 원주 등을 사드 배치 후보지로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드 배치를 먼저 협상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은 미국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미국의 필요성에 의해 사드가 배치됐다는 논리를 내세워 도입과 운영 비용을 모두 미국이 분담할 것을 요구할 여지가 생긴다.

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이라는 안보 이슈에 등떠밀려 우리 측이 먼저 사드 배치를 미국에 요구할 경우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도입·운영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데이비드 만 미 육군 미사일방어 사령관은 최근 "사드 전력을 본국으로 재배치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동맹국 기여분(한국 분담금)을 활용하는 방식을 강력히 선호하는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전략무기의 도입·운영 비용은 누가 먼저 요구한다고 해서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대신 협상력에 있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막대한 예산을 들여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도입·운영에 별도의 예산을 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향후 사드 협상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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