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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제퍼슨, 과연 최고라 불릴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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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의 데이본 제퍼슨 (사진 제공/KBL)

 

16일 오후 창원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5차전. 경기 시작 30분 전 가장 늦게 LG 라커룸에서 나온 선수는 데이본 제퍼슨이었다. 김진 감독과 중요한 면담을 한 것 같았다.

김진 감독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묻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제퍼슨은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자꾸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 그래서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답했다.

그만큼 신경을 기울였다. 그러나 제퍼슨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패배는 곧 시즌의 끝을 의미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제퍼슨은 8득점에 그쳤다. 출전 시간은 많지 않았다. 19분58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크리스 메시가 1쿼터를 책임졌다. 제퍼슨은 2쿼터부터 투입돼 승부처에서 코트를 지켰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기록이 말해준다. 4쿼터 득점은 불과 2점이다.

무엇보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좋지 않았다. 심판 판정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 뒤로 갈수록 성의없는 플레이가 나왔다. 제퍼슨이 짜증섞인 표정을 지을 때마다 LG는 흔들렸다. 19점 차로 앞서다가 2점 차 역전까지 허용했다. 83-80으로 힘겹게 이겼다.

물론, 5차전 심판진의 경기 운영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제퍼슨 뿐만 아니라 트로이 길렌워터도 평정심을 잃었다. 애매한 판정과 항의가 끊임없이 계속 됐다. 특히 4쿼터 막판 이현민의 다섯 번째 반칙은 농구 팬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승부처에서 LG의 작전타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LG 벤치가 흥분한 장면도 있었다. 경기 막판 팔꿈치를 다친 제퍼슨 대신 이지운이 투입된 '대리 자유투' 상황 때는 두 번째 자유투가 성공된 후 제퍼슨이 다시 코트를 밟기도 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룰에 따르면 이지운이 최소 1초라도 뛴 이후에나 제퍼슨의 재투입이 가능하다. 만약 오리온스 벤치의 항의가 없었다면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을지도 모른다. 제퍼슨 대신 메시가 김영환과 교체됐다. 돌이켜보면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퍼슨의 불성실하고 신경질적인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김진 감독은 "상대가 터프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경기였다. 제퍼슨이 어깨가 좋지 않다. 몸이 안 좋다보니 판정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흐름이 끊어질 뻔 했다.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내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강력한 수비와 싸웠던 문태종은 어땠을까. 문태종은 5경기를 치르면서 심판 판정에 항의할 때도 많았지만 평정심을 잃지는 않았다. 문태종은 5차전에서 19점 12리바운드 3블록슛 맹활약을 펼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문태종은 제퍼슨과 달리 흥분을 자제한 이유를 묻자 "KBL에서 5시즌째 뛰고 있다. KBL의 심판 콜에 어느 정도 적응됐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5차전이라 조금 더 집중하자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문태종이라고 화가 나지 않았을까. 그가 코트 안팎에서 존경받는 이유다.

제퍼슨은 다수가 인정하는 KBL 최고의 실력자다. 제퍼슨은 러시아 리그 득점왕 출신인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LG와 4강에서 만나는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당시 "제퍼슨은 수준이 다른 선수다. 골을 넣는 감각이 대단하다. 자유계약 시절의 선수들에게도 밀릴 게 없다. 우리가 데리고 있었던 브라이언 던스톤보다도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단테 존스, 피트 마이클, 크리스 윌리엄스 등 한때 KBL를 주름잡았던 최정상급 외국인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코트 안팎에서 존중을 받았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팬들과 동료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했던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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