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이폰' 출시 1년 전인 2006년부터 이 스마트폰의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키려는 각종 시도를 해 왔다고 독립매체 '인터셉트'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셉트는 전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기밀문서 가운데 CIA의 후원으로 진행된 비공개 정보기술(IT) 개발자회의 '트러스티드 컴퓨팅 베이스 잼버리'에 관한 기록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인터셉트가 인용한 문서들을 보면 개발자회의 참석자들은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제작도구 'X코드'(Xcode)의 해적판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앱을 만들면 만들어진 앱을 통해 오가는 개인정보는 물론 앱이 설치된 아이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빼돌릴 수 있다.
CIA의 후원을 받은 개발자들은 또 아이폰의 운영체제 'OS X'의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수정해 원하는 악성코드를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폭로된 기밀문서에는 이 개발자회의가 2012년에도 진행됐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진행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적판 앱 제작도구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사용됐는지 역시 문서에는 수록돼 있지 않았다.
인터셉트의 이런 보도는 CIA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이 애플이나 구글 같은 IT 회사들의 정보 암호화 기술 제공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온 가운데 나왔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은 지난해 10월 CBS 방송에 출연해 "납치나 테러와 관련돼 있다고 의심돼 영장을 발부받았는데도 스마트폰을 열지 못한다는 것은 과도한 일"이라며 IT기업들의 암호화 기술 제공을 비난하기도 했다.
인터셉트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처음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기자가 주도하는 매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