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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태극기 달기, 대학생은 친일청산" 3.1절 두가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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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주도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 대학생 주최 남포동 '친일청산 축제' 눈길

제 96주년 3.1절을 맞아 부산시청에 내건 각종 태극기와 태극 바람개비

 

광복 70돌이자 제 96주년 3.1절을 맞아 태극기 물결이 부산 전역을 뒤덮고 있다.

하지만 관 주도의 태극기 달기 운동의 결과물이라는 일부 부정적 시선도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지역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친일청산 축제가 나란히 열려 3.1절의 의미를 곱씹게 하고 있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올해 3.1절을 범시민적인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의 날로 정했다.

26일 하루 공무원과 각계 단체 회원 등 만여 명이 참가해 캠페인을 벌였고, 시와 구군 청사, 용두산 공원 등 공공기관과 주요 시설을 수백개의 태극기로 장식하기도 했다.

시청 직원들에게 차량용 태극기 2천개를 나눠주고 태극기 달기 홍보에 동원하는가 하면
가정용 태극기 기증행사 등으로 태극기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SNS와 인증사진 이벤트 등 각종 홍보수단을 동원해 이른바 '3.1절 태극기 휘날리며' 운동을 성공시키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가 관련 법안까지 추진하며 태극기 달기를 유도하려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이 주도해 만든 태극기 물결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역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3.1절 행사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지역 대학생연합동아리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소속 학생 50여 명으로 구성된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1일 정오부터 중구 남포동 번화가에서 '3.1 친일청산 페스티벌'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 행사는 친일파와 그 후손들,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전시회를 통해 소개하고, 독립만세 재현행사와 시민 참여 이벤트를 통해 3.1절의 참의미와 친일 청산의 절실함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한 달 전부터 모여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축제는 '역사용어 OX퀴즈'와 '친일망언TOP5', '인증샷 찍기', '태극기에 한마디', '페이스페인팅', '역사쿠키 판매' 등 10여 개의 부스를 운영해 또래 대학생과 초·중·고생,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채로운 참여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획단 활동에 참여한 한 학생은 "친일청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채 관 주도로 펼치는 애국 운동이나 태극기 달기 운동은 과거를 묻어둔채 국민에게 겉치레 행위만 강요하는 것일 뿐"이라며 "단순히 만세운동을 재현하고 태극기를 들고 하는 이벤트 보다는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인식과 노력을 확산시키는 것이 3.1절을 제대로 기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대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한 이 행사는 여전히 청산되지 못하고 있는 친일 잔재와 우리들의 역사 무관심, 일본의 역사왜곡과 우경화에 반성의 울림을 주겠다는 뜻으로 마련돼 96주년을 맞는 올해 3.1절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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