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계에 부딪힌 걸까' 빙속 여제 이상화가 15일(한국 시각) 네덜란드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레이스를 마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헤이렌베인=네덜란드빙상연맹)
동계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 빛나는 '빙속 여제' 이상화(26). 근 5년 동안 세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최강자였던 이상화의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상화는 15일(한국 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노 메달에 머물렀다. 1, 2차 합계 76초004로 전체 5위에 올랐다.
1차 레이스에서 38초104, 5위로 출발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37초대 기록(37초900)을 올렸지만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1위 헤더 리처드슨(미국 · 75초332)에 0.5초 이상 뒤졌다.
이상화가 이 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한 것은 지난 2008년 나가노 대회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2009년 3위에 오른 이상화는 2011년 은메달, 2012∼2013년 2연패로 메달 색깔을 바꿔왔다. 이 대회가 열리지 않은 2010년과 2014년에는 각각 밴쿠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여제로 군림했다.
명성에 미치지 못한 성적에 이상화는 레이스를 마친 뒤 말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이질적 상황에 본인도 충격이 적잖던 것.
'조금만 더' 이상화가 15일(한국 시각) 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헤이렌베인=네덜란드빙상연맹)
이상화는 지난해 소치올림픽을 전후로 왼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수술 기로에서 일단 재활을 결정한 뒤 올 시즌을 치르고 있다. 출발은 좋았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10차례 레이스에서 6번이나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지난해 11~12월까지는 무적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주춤했다. 지난 7일 6차 월드컵 1차 레이스에서 5위에 머물며 3년여 만에 노 메달에 그치면서 전조를 보였다. 2차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 기미를 보였으나 일주일 만에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노 메달에 머문 것이다.
완전하지 않은 무릎 상태와 함께 지난해 말 4차 월드컵 이후 심한 몸살의 후유증으로 보인다. 세계선수권 레이스 뒤 김용수 대표팀 코치는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된 체력적인 문제에 라이벌들이 분전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 나왔다"면서 "문제가 되는 모든 부분을 다시 한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도 혹독한 훈련으로 '금벅지'를 만들며 세계 빙판을 주름잡았던 이상화. 과연 체력적 한계에 부딪힌 위기를 이겨내며 여제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여전히 이상화는 올 시즌 월드컵 랭킹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