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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세없는 복지에 대한 당청간 혼선부터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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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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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을 직접 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 말의 진위를 놓고 때아닌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신임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과 만났다.

새 원내지도부 선출 이후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다.

증세없는 복지 문제를 놓고 입장차이를 보인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경제살리기에 최우선 가치를 둔다는데 당청간에 이견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브리핑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한 번도 증세없는 복지란 말씀을 직접 하신 적이 없다고 하셨다는 것을 소개한다"고 밝힌 것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 발언이 전해진 뒤 파문이 커지자 유승민 원내대표는 그런 말을 들은 적 없다며 진화에 나섰고 브리핑을 했던 원 의장도 대통령의 말을 잘못 전달한 것 같다며 물러섰다.

어찌보면 해프닝일수도 있지만 사실 이 문제는 증세없는 복지와 관련한 당청간의 혼선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가능하지 않으며 그건 국민도 다 알고 있다고 밝히고 증세를 위한 논의에서 법인세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발 더 나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증세는 국민 배신이라며 증세는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고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다시 한번 분명히 증세없는 복지 원칙을 고수하면서 새누리당으로서는 대통령의 원칙을 따를 수 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한 혼선이 생긴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얘기한대로 경제살리기를 통해 세수가 단기간내에 늘어나 복지의 재원이 마련된다면 국민으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정부가 오늘 지난해 세입ㆍ세출을 마감한 결과를 보면 경제살리기를 통한 세수확대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해 세수결손 규모는 10조9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세수결손은 2012년 2조8천억원에서 2013년 8조5천억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1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을 지키려면 상응하는 재원조달 방안을 내놔야 한다.

증세 없이 경제활성화와 재정지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로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이미 실패가 입증됐다.

오히려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담뱃값 인상이나 연말정산 개편 등 꼼수로 세수를 늘리려다 대통령 지지율 추락이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단시일내 경제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미 시행 중인 복지 수준을 맞추는데 세수가 부족하다면 솔직히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민 배신이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써가면서 증세와 복지 논쟁을 차단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사회적 합의를 찾는데 적극 동참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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