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 포스터와 '오로라 공주' 포스터. (MBC 제공)
영원한 왕좌는 없다? 일일드라마의 여왕, 임성한 작가가 대중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데스노트, 충격적 막장 코드, 끝없는 연장, 환상적 설정. 임 작가의 작품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 작가는 지금까지 스타작가의 자리를 지켜냈다. 그가 집필한 대다수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보장해왔기 때문이다.
첫 장편데뷔작인 '보고 또 보고'부터 시작해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등 임 작가의 드라마는 최소 20%, 최대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지금이야 막장 드라마가 흔하지만, 임 작가는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의 원조격으로 불릴 만큼 오랫동안 자신의 색깔을 지켜왔다.
그러나 연이은 논란은 결국 독이 됐다. '오로라 공주'가 시작이었다. 임 작가는 지난 2013년 '오로라 공주'의 환상적 설정과 황당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질병 및 성정체성 관련 대사로 인해 뜨거운 감자가 됐다.
가장 큰 반발을 일으킨 것은 임성한표 데스노트였다. 멀쩡히 출연 중이던 배우들이 잇달아 사망, 이민 등으로 하차 수순을 밟은 것. 이 과정을 통해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의 가족들은 모두 사라지고, 남자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마저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총 42명의 배우들 중 17명의 배우가 하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임 작가가 50회 연장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시청자들은 '임성한 퇴출운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임성한식 도 넘은 막장드라마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한 차례 곤욕을 치른 후, 임 작가는 지난해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로 복귀를 알렸다.
80회 가까이 잠잠하던 것도 잠시, 임 작가의 데스노트가 되살아나고 있는 모양새다. 주연인 조나단(김민수 분)이 조직폭력배들에게 맞아 죽었고, 자연스럽게 배우 김민수는 하차했다.
시청자들은 이를 데스노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 임 작가의 대사 토씨 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40회만이 남았지만 방송가에 따르면 30회 연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 어떤 배우가 어떻게 하차할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논란이 시작되자 시청률도 반등을 이뤘다. 욕이든 칭찬이든 임 작가의 데스노트는 또 한번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부임에도 아직까지는 채 20%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임성한표 드라마가 예전같지 않다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전작인 '오로라 공주' 역시 화제성은 높았지만 논란에 비례할 정도로 폭발적인 시청률은 나오지 않았다. 간신히 20%를 넘겼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