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사진/노컷뉴스)
검찰 수사 결과 박태환(26)은 금지약물인 줄 모르고 '네비도'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차적인 의혹은 풀렸다. 이제 관건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달려있다.
검찰은 6일 박태환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서울 모 병원 원장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박태환은 작년 7월 해당 병원에서 맞은 '네비도' 주사 때문에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고 이에 김 원장을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김 원장이 박태환 측에 주사제의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고 도핑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네비도'를 주사한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양측 모두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점을 확인했다.
따라서 박태환이 혹시 '네비도' 주사의 특성을 알고 일부러 주사를 맞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는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청문회를 비롯한 정식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이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FINA의 입장이다. 양성 반응이 나온다고 해도 100% 징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수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박태환 측이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 결과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각오하고 김 원장을 검찰에 고소한 이유는 FINA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고의성이 없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은 FINA에게 돌아갔다.
병원 측 과실이 입증됐지만 수영 관계자들은 선수 본인에게도 예방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있다. 이에 대한수영연맹과 박태환의 소속사가 구성한 대응팀도 징계 감면에 초점을 맞춰 청문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이 공식적으로 FINA에 해명하는 자리인 청문회는 오는 27일 FINA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된다.
FINA가 검찰의 수사 결과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검출된 테스토스테론은 종목을 막론하고 가장 엄격히 규제되고 있는 약물이라 무관용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세계적인 육상 스타 저스틴 게이틀린가 4년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메이저리그 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211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진 것도 모두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기 때문이었다.
FINA는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에게 보통 2년 내외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린다.
그런데 경중을 떠나 도핑과 관련해 징계를 받은 선수에게는 3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정지시킨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있어 박태환이 FINA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지 않는 이상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