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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지면 쫓겨난다? 밀려나는 이름없는 '꽃분이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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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의 흥행 이후, 영화의 주요 장소였던 꽃분이네 주변 상점은 물론 꽃분이네 마저 폐업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다행히 꽃분이네는 각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장 없어질 위기는 모면했지만 동네가 유명해지면서 원주민이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이지는 곳은 부산의 국제시장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서울에선 이미 홍익대와 압구정 일대의 상권이 무섭게 떴다 거품이 빠졌습니다. 현재는 ‘경리단길’이라고 불리는 이태원 2동 일대가 이들의 후발주자입니다. 촌스럽기까지 했던 동네에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상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작년 가을 한 예능프로그램을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에 불이 붙었습니다.

동시에 무섭도록 치솟은 가게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쫓겨나는 기존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승윤(56. 여)씨는 2013년 말까지 가장 번화했던 경리단길 대로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다 "새 주인이 제시한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10년을 넘게 해온 가게를 접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남산 쪽으로 옮겨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2동 방위협의회장까지 지내셨던 이성태 씨도 같은 이유로 작년에 살던 집과 운영하던 쌀 가게를 접고, 강북구 삼양동으로 거처를 옮겨야했습니다.

1층에 있던 식당(왼쪽)은 같은 건물의 지하로 밀려났다(사진=박태훈 인턴PD)

 


위 사진은 현재 경리단길에서 벌어지고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서양식 레스토랑이 1층에 들어오면서, 20년 넘게 지역 주민의 점심을 책임지던 가정식 백반집은 지하로 내려 왔습니다.

녹지정을 운영하는 강희찬(남. 71) 씨는 1956년부터 이태원을 지켜 오셨다고 하는데, 단순히 상권 경쟁만이 아니라, 세대 간 갈등 양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태원 2동은 국제시장과 마찬가지로 해방과 한국전쟁이후 정착한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떴다가 지기를 반복하는 상권이동이 한 평생 살아온 터전을 점점 더 빼앗는 건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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