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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 김종규? No!" LG가 무서운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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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연승 행진의 숨은 주역 유병훈(사진 가운데)이 김종규(왼쪽), 문태종(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KBL이 떨고 있다. 창원 LG의 파죽지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시즌 초반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맞아?' 비아냥을 들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LG는 2일 서울 SK와 원정에서 무려 24점 차 대승을 거뒀다. 1위이자 최근 4연승 중이던 SK를 상대로 후반 한때 30점 가까운 점수 차를 낸 무자비한 경기력으로 95-71, 완승을 거뒀다.

최근 11연승 중이다. 올해 들어 패배를 모른다. 지난달 27일에는 2위 울산 모비스까지 무너뜨렸다. LG의 도장 깨기는 오는 6일 원주 동부를 향하고 있다. 창원 홈 경기다.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LG의 최근 기세는 주포 데이본 제퍼슨이 주도하고 있다. 이 기간 제퍼슨은 32분여를 뛰며 평균 28.5점, 9.5리바운드의 괴력을 뽐냈다. 크리스 메시의 부상으로 2경기나 풀타임으로 뛰었다. 모비스전에는 상대 강철 인간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로 37점을 몰아쳤다.

여기에 지난 시즌 신인왕 김종규가 부상에서 복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종규는 지난해 11월29일 전주 KCC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뒤 한 달 보름여 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15일 서울 삼성전 이후 8연승에 힘을 보탰다. 23분여를 뛰면서 11.1점 5.1리바운드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김진 감독은 팀 상승세의 진짜 원동력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바로 유병훈(25 · 190cm)의 포지션 확정이다. 어정쩡한 1.5번에서 2번으로 고정된 뒤 팀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슈팅가드 박래훈과 조상열의 군 입대 공백으로 어수선했던 팀이 산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사실 병훈이를 주전 포인트가드(1번) 김시래의 백업으로 썼는데 뭔가 잘 맞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4라운드부터 병훈이를 2번 슈팅가드로 고정한 뒤 뒤틀렸던 아귀가 맞아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유병훈 4라운드 이전까지 평균 20분여를 뛰며 5.6점 2.3도움 0.6가로채기였으나 이후 평균 32분 5초 출전 5.9점, 4도움, 1.7가로채기로 수치가 개선됐다.

여기에 정창영(27 · 193cm)의 가세도 큰 힘이 됐다. 상무에서 제대한 정창영은 장신 가드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비록 복귀 후 2경기만 뛰었지만 공수에서 적잖은 보탬이 되고 있다. 김 감독은 "창영이가 복귀하면서 병훈이와 시래까지 체력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흐뭇해했다. 2번 포지션이 확립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홀가분한 심리도 무섭다. LG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었지만 올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다. 문태종과 김종규, 두 핵심이 아시안게임과 농구월드컵 차출로 자리를 비워 팀 전술이 완전치 않았다. 여기에 부상도 겹쳤다.

바닥을 찍고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한상욱 LG 사무국장은 "더 내려갈 일은 없다는 생각"이라면서 "이제 경기도 선수들이 부담보다는 즐기는 마음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훈은 "연승 부담은 없고 분위기가 좋으니까 신이 난다"고 했다. 제퍼슨은 "지는 거 좋아하는 사람 있느냐"면서 "이기니까 요즘 잘 웃는다"고 했다.

제퍼슨과 김종규, 문태종 등의 활약은 이미 잘 알려졌고, 검증됐고, 예상된 바다. 그러나 2번 포지션은 LG에서 큰 비중은 없으나 필수적이었다. 그게 채워졌고, 신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서운 LG,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신이 나 있다. 그래서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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