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유승민(우측)-원유철 의원이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국정운영의 주도권이 청와대에서 당 중심으로 옮겨지는 등 당청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유 원내대표는 원조 친박 의원으로 분류됐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 무렵부터 친박 주류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 '탈박'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협조자'가 될 것을 공약한 이주영 후보 측과는 달리, 당과 정부의 위기를 '전시상황'으로 규정하며 '혁신과 개혁'을 강조해 왔다.
당선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국민의 마음과 동떨어지지 않은 정책, 민심과 괴리되지 않은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많이 만들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지지를 얻어내라는 기대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박 대통령·친박계 의원들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김무성 대표 측에 유 원내대표가 가세하면서 당청관계의 긴장도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유 원내대표의 기조는 어디까지나 '방법'의 문제일 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란다"며 거듭 강조해 온 만큼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그간 유 원내대표가 많이 애정의 제스춰를 보내지 않았나"라며 "대통령의 국정을 걱정하는 마음이 진짜인 것을 알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방법은 좀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유 원내대표 역시 2일 경선에 앞서 가진 토론회에서 "저에 대한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저만큼 사심없이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의 당선에 따라, 청와대도 향후 당청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아직까지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 당선에 대한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로서는 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인데다, '혁신'을 내세운 유 원내대표 측에 84표를 주어 큰 표차로 당선시킨 당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청와대에서 먼저 당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
결국 계속해서 불거져 온 당청관계의 불협화음을 수그러들게 할 수 있는 '키(key)'는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요새 청와대를 두고 '불통'이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당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쪽(청와대)에서 문을 열고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청와대의 공감능력에 의문이 든다"며 "유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축하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당청관계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가 여당 지도부와 정례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빠른 화합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