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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은 크지만 라틀리프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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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도 빨리 쏘면 돼'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20번)가 1일 KCC와 원정에서 상대 센터 하승진의 수비를 넘어 슛을 시도하고 있다.(전주=KBL)

 

KCC 하승진(221cm · 30)은 한국프로농구(KBL) 최장신이다. 체중도 한때 150kg 가까이 나갔을 정도였다. 힘 좋은 흑인 센터들도 애를 먹는 엄청난 거구다.

올 시즌 살을 적잖게 뺐지만 여전한 높이의 위력을 갖고 있다. 코뼈 골절상을 입은 뒤 복귀한 4경기에서 평균 15.3점을 올렸고, 8.8리바운드를 잡았다.

1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하승진은 30분 가까이 뛰면서 팀 최다 22점 11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 타이였다. 가로채기도 3개나 기록하는 등 분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하승진은 KBL이 매긴 국내 선수 팀 공헌도 1위(41.65점)였다.

골밑슛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슛이 빗나가면 위에서 곧바로 탭슛으로 밀어넣었다. 하승진의 위력은 4쿼터 초반까지 이어졌다.

특히 60-70으로 뒤진 41초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골밑 득점과 함께 상대 함지훈(13점 7도움)의 파울 자유투를 얻은 장면이 압권이었다. KCC는 여기서만 4점을 집중, 6점 차까지 쫓았다. 하승진이 자유투를 놓쳤지만 디숀 심스(6점 4리바운드)가 리바운드를 잡아 골밑슛을 넣었다.

▲'강철 인간' 라틀리프, 스피드로 하승진 넘어

하지만 모비스에는 '강철 인간' 리카르도 라틀리프(26 · 201cm)가 있었다. 사실 라틀리프는 이날 전반까지는 다소 고전했다. 하승진이 16점을 넣는 사이 8점에 그쳤다. 높이에서 힘에 부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라틀리프는 그러나 후반 살아났다. 하승진이 벤치에서 쉬는 사이 헐거워진 KCC 골밑을 유린했다. 하승진이 있어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하승진보다 작지만 스피드의 우위를 이용했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라틀리프는 외곽으로 빠져 슛 동작 페이크를 썼다. 하승진이 막기 위해 다가오자 드리블로 제친 뒤 미들슛을 성공시켰다. 상대 김효범(10점 6리바운드)의 파울 자유투는 덤이었다.

하승진의 분전으로 70-64로 쫓길 때도 라틀리프가 해결사로 나섰다. 1분23초께 라틀리프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2점을 보태며 흐름을 지켰다.

특히 다음 장면이 압권이었다. 라틀리프는 KCC의 공격이 실패하자 곧바로 상대 골밑을 향해 달렸다. 하승진이 기를 쓰고 따라붙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노련한 가드 양동근(13점 8도움)이 이를 놓치지 않고 롱 패스로 연결했고, 라틀리프는 그대로 앨리웁 레이업으로 마무리했다. 74-64, 10점 차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갈린 장면이었다.

모비스 라틀리프가 1일 KCC 원정에서 4쿼터 앨리웁 레이업슛을 넣고 있다.(전주=KBL)

 

하승진은 작전 시간 뒤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며 여전한 높이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재빠른 양동근을 어쩌지 못했다. 양동근은 하승진의 공을 가로챈 뒤 송창용(8점 5리바운드)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쐐기를 박았다. 함지훈도 슛 페이크로 하승진을 제치며 절묘한 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모비스는 결국 90-79로 이기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1위 SK(32승10패)에 이어 두 번째로 30승 고지(11패)를 밟으며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라틀리프는 4쿼터 15점, 3쿼터 9점 등 후반에만 24점을 넣으며 양 팀 최다 32점 18리바운드로 이날 공헌도 1위에 올랐다.

2연패한 KCC는 9위(11승31패)에 머물렀다. 타일러 윌커슨(20점), 김지후(11점), 김태술(10점) 등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짜임새에서 밀렸다.

케이티는 삼성과 잠실 원정에서 70-60으로 승리, 3연패에서 벗어났다. 20승(22패) 고지에 올라 전자랜드와 공동 6위가 됐다.

KGC인삼공사는 동부와 안양 홈 경기에서 71-66으로 이겼다. 동부 김주성은 14점을 보태며 역대 4번째 개인 통산 9000점(9013점)을 돌파했지만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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