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중앙 미드필더로 확실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장도에 올랐습니다. 이들과 함께 호주를 누비는 동안 미처 기사에 싣지 못한 소소한 이야기를 [슈틸리케호의 깨알 같은 이야기, 오해원의 깨톡(TALK)]을 통해 전달하겠습니다.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9월 공석인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공식 선임했습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출신의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시절 ‘베켄바워의 후계자’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독일 축구대표팀은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며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대표팀은 전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유럽의 지도자가 대륙의 반대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뚜렷한 공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분명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인지도가 있는 지도자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열리는 이곳 호주에서는 슈틸리케 감독보다 기성용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지난 30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 기자회견입니다.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는 양 팀의 감독과 대표선수가 참가했습니다. 두 팀은 대표선수로 주장인 기성용과 밀레 예디낙(크리스탈팰리스)이 선수단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둘의 기자회견은 분명 달랐습니다.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호주는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예디낙이 호주 현지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예디낙을 향한 질문도 많았지만 분명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더 많은 질문에 답했습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한국과 재대결을 앞둔 소감과 경계할 선수, 마시모 루옹고(스윈던 타운) 등 호주 선수들에 대한 평가, 부상 선수의 출전 여부 등 다양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는 호주와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이 지루함의 연속이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달랐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30분 넘도록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작 질문 몇 개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아시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의 눈과 귀는 한국의 주장 기성용을 향했습니다. 오죽하면 기성용에게만 집중되는 질문 탓에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 도중 지루한 듯 연신 고개를 돌리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만큼은 슈틸리케 감독이 아닌 기성용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아시아 선수이자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로 한국 축구를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고 있는 기성용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