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병훈 (사진 제공/KBL)
27일 창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맞대결에서 패한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요즘 상대의 흐름이 너무 좋다"고 평가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작년 LG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작년의 창원 LG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챔피언이다.
'도장깨기'에 여념이 없는 LG는 27일 경기에서 프로농구 선두였던 모비스마저 깼다. 37점을 몰아넣은 데이본 제퍼슨을 앞세워 81-74로 승리했다.
파죽의 9연승. 시즌 전적은 21승20패. LG가 9연승을 질주하기 전의 순위는 8위였다. 최근 연승 행진으로 단독 5위로 올라섰다. 4위 고양 오리온스(22승18패)와의 승차도 1.5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LG가 부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야 팀이 정비됐다. 시즌 초반에는 문태종이 아시안게임 후유증을 겪었고 제퍼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시즌 중반 김종규가 발목을 다쳐 7주동안 결장하면서 LG는 치고 나갈 동력을 잃었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슈팅가드 포지션의 부진이었다.
김진 LG 감독은 "부상 때문에 3라운드까지 고전하다 3라운드 중반부터 페이스가 살아났다. 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며 "지난 시즌까지 슈팅가드들이 제 몫을 해줬다. 양우섭과 박래훈, 조상열 등이 공수에서 활력소 역할을 했는데 올 시즌 그 부분이 잘 안됐다. 부상도 부상인데 그 부분이 올 시즌 잘 안 풀린 이유였다"고 말했다.
해결사가 나타났다. 유병훈이다.
김진 감독은 "4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유병훈이 잘해주고 있다. 원래 백업 포인트가드로 기용했는데 지금은 슈팅가드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득점에 가담하고 2대2 공격시 어시스트할 능력도 갖췄다. 특히 제퍼슨과의 호흡이 좋다"고 말했다.
기록이 보여준다. 유병훈은 LG가 전승을 올린 최근 9경기에서 평균 9.0점, 3.9어시스트, 3..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앞선 32경기에서의 평균 기록은 4.8점, 2.2어시스트, 1.2리바운드다.
유병훈이 주전 슈팅가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효과가 많다. 유병훈은 본래 포인트가드다. LG의 포인트가드 김시래와 함께 뛰면서 팀의 패스워크를 배가시켰다.
LG는 9연승을 달리기 전 32경기에서 평균 3.7개의 팀 속공을 기록했다. 최근 9경기에서 기록한 팀 속공 수는 무려 7.4개로 정확히 2배가 늘었다. 압도적인 리그 1위 기록이다.
어시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9경기 평균 기록은 20.4개로 리그 1위다. 이전 32경기에서는 평균 17.0개로 리그 3위였다.
유병훈의 공헌도는 상당하다.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48-55로 뒤진 3쿼터 막판 자신이 두 차례 슛을 연거푸 놓친 뒤 재차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더니 결국 김종규의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어지는 수비에서는 스틸에 이은 레이업으로 득점을 뽑았다. 3쿼터 들어 밀리던 LG의 반격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