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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사비 들여 군인들 보살핀 '붕어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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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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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에 자리를 잡은 육군 제39보병사단 사천대대에는 1주일에 한 번 '붕어빵 목사'가 나타나 장병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사천지역 군부대를 돌아다니며 붕어빵을 굽는 사천 사남중앙교회 우문석(63)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39사단은 14일 우 목사가 사천대대와 예하부대인 중대 및 해안소초에서 장병들에게 나눠주려고 붕어빵을 굽는다고 14일 소개했다.

군부대 급식이 좋아졌다지만 부대 안에서 먹기 어려운 음식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우 목사가 결국 붕어빵을 구워주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때문에 우 목사는 지난해 붕어빵을 맛있게 구워주려고 제과교육을 받고 기계를 마련, 군종병들과 함께 본격적인 붕어빵 봉사에 나섰다.

주로 주말을 이용해 붕어빵 굽기에 나서면 대략 500개 정도를 구워낸다.

꼬박 5시간 정도를 서서 구워내야 할 정도로 만만하지 않은 작업이다.

우 목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하며 해안전선에서 복무하는 장병이 좋아할 만한 것을 생각하다가 붕어빵을 굽게 됐다"며 "작은 헌신으로 복무의욕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장병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사천대대 김태호 병장은 "붕어빵이 아주 맛있어 동료들이 붕어빵 기계 앞을 떠나질 못한다"며 "목사님은 붕어빵뿐만 아니라 괴로웠던 이등병 시절에 맛있는 밥과 따뜻한 격려를 해 주셔서 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실제 우 목사는 붕어빵 봉사에 앞서 20년 이상 군인들을 위해 헌신해왔다.

1990년께 전북지역에서 교회 개척활동을 하다가 해안가 부대 위문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장병을 격려해왔다.

이듬해인 1991년 말 사천으로 개척활동을 와서 사천대대와 인연을 맺었다.

매주 일요일 종교활동 지원은 물론, 갓 전입해 온 이등병들을 격려하는 뷔페 음식을 제공하고 혹한기 전술 행군 때에는 따뜻한 어묵국과 초코파이를 주기도 했다.

지난해 유병언 일가 검거 작전 중에는 장병이 투입된 항구를 돌아다니며 빵과 차를 나눠주며 위로했다.

전역하는 장병들에겐 그동안의 수고를 치하하는 뜻에서 자장면을 사 준다.

이러한 다양한 장병 위문활동에 드는 적지 않은 비용은 우 목사가 사비로 충당한다.

39사단의 한 관계자는 "부대에 소속된 목사가 아닌 '민간 목사'이기 때문에 특별한 지원금도 나오지 않는데 이처럼 장병을 위해 격려활동을 해줘 고맙다"며 "장병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없다면 이런 일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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