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망자 4명 등 12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반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생한 이번 화재로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부상했으며, 22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사망자 4명 등 12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에 대한 합동감식이 12일 진행됐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5분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과학수사팀 7명, 소방 7명, 가스안전공사 2명, 전기안전공사 3명 등 총 19명을 동원해 합동감식을 벌였다.
방화복과 마스크, 안전모 등을 착용한 합동감식반은 연소 진행 상황, 주민들 피난 경로, 사상자들 위치, 화재 경보기 작동 여부 등을 조사했다.
최초 발화는 이미 대봉그린아파트 1층 출입구 앞에 A 씨가 주차한 4륜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다.
합동감식을 벌인 이들은 불이 1층에서 계단과 승강기, 통신·전력선을 지나가는 방향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티로폼이 들어간 아파트 외장재인 드라이피트를 타고 불이 크게 번진 것으로 추정됐다. 화재 경보기는 당시 정상 작동한 것으로 재확인됐다.
합동감식반 관계자는 "주택들은 주차장과 바로 인접해 화재가 번졌다"면서 "그 옆 주차타워는 샌드위치 판넬이 연소 확대를 가중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박종민기자)
합동감식반은 13일 오전 10시 30분쯤 해뜨는마을아파트 등에 대해 이날과 똑같은 방식으로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와 별도로 오토바이와 주변 잔해물을 수거해 배선과 과열 열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모두 타버리고 뼈대만 남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토바이의 정확한 발화 지점도 CCTV의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참고인 신분으로 A 씨를 조사했지만, 직접 불을 붙이는 장면이 없어 일단 방화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지인에게 오토바이를 빌려 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무면허라는 점 외에 별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오토바이 키가 잘 돌아가지 않아 오토바이를 살폈던 것"이라며 "두 달 전부터 지인에게 오토바이를 빌려 탔지만, 기계적인 결함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우선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한 A 씨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9시 15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등 건물 4동과 주차타워, 단독주택 등에서 화재가 발생,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부상했다. 226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소방서 추산 9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