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앞 '교통전쟁' 누구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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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이 올 줄…" 몰랐던 지자체, 200m에 30분 걸려

 

'000 업체 지역 유치 쾌거' 대형유통업체 모시기에 성공한 지자체는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그러나 화려한 '성과' 뒷면에는 중소 유통업체들의 눈물도 함께 흐른다. 또 '성과'에 눈먼 지자체의 안일한 행정처리는, 그 '성과'를 보러온 방문객들을 도로위에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지역에 들어선 대형 유통업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상권의 실상과 안일한 지자체의 대책을 지적해본다. [편집자주]

① 가구 공룡 앞에 무너지는 지역 업체들
② "그렇게 많이 올 줄…" 몰랐던 지자체, 200m에 30분 걸려

올해 첫 주말이었던 지난 3일 오후, 세계 최대 가국회사인 스웨덴 이케아가 들어선 KTX 광명역 주변은 말그대로 '교통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이케아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들로 주변 도로가 마비됐다. 고작 200여m를 움직이는 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교통체증에 지친 운전자들이 먼저 가려고 끼어들다 말다툼까지 벌어졌다. 또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인근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해 주변은 더 혼잡했다.

충남 천안에서 온 박민수(32) 씨는 "이케아 건물이 보이고부터 주차장까지 1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며 "도로를 넓히든지 주차장을 늘리든지 해야지, 쇼핑하러 왔다가 기분만 상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8일 광명시와 이케아 등에 따르면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550㎡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전세계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 규모에 걸맞게 지난달 18일 문을 연 이후 지난 4일까지 이용객은 57만7천명, 차량은 15만4천대에 달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임시주차장 등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라며 "초기 개장 효과로 광명시나 이케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광명시는 지난달 29일 이케아측에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15일까지 나 있는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불허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놨다.

광명시는 이케아에 임시사용승인을 내주면서 '향후 교통량을 모니터링해 문제가 있으면 이케아가 개선책을 추가로 추진한다'는 조항을 달았기 때문에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케아측은 무료 주차시간을 기존 5시간에서 3시간을 줄이고, 350여대의 주차공간을 추가로 마련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 지난 7일 시에 통보했다.

이케아가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문제다.

이케아보다 며칠 앞서 문을 연 수원의 롯데몰 역시 교통문제로 혼란을 겪은 건 마찬가지였다.

수원시와 롯데몰은 주차장 이용을 유료화하고, 사전주차예약제 등을 도입했지만 밀려드는 차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사전주차예약제에 대한 홍보 부족 탓에 롯데몰 주변 도로와 인근 아파트 단지는 주차예약을 하지 않고 온 차량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했다.
롯데몰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성준(43)씨는 "롯데몰이 개점한 이후 아파트 단지내 불법 주정차된 차량로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며 "간혹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차주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불평했다.

'성과' 올리기에 급급해 대형유통업체의 유치에만 열을 올린 지자체들이 교통문제 같은 사후 대책에는 안일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케아의 경우 이미 근처에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롯데 프리미엄아울렛이 함께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교통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처음 상업지구로 허가를 내줄 때부터 교통 문제를 예상하고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할 지자체들이 주민들의 불편을 뒷전인 채 땜질식 대책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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