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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시인 문정희가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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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집 '살아 있다는 것은' 출간

 

올해 등단 45년을 맞은 문정희 시인이 시에세이 '살아 있다는 것은'(생각속의 집)을 펴냈다.

시인의 주옥같은 시와 에세이를 엮은 이 책은 시에 목숨 걸듯 살아온 시인의 뜨거운 시 인생이 아낌없이 펼쳐진다.

그는 묻는다. '목숨이란 무엇일까', '시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리고 답한다. '끝없는 질문을 통해 시의 본질에 다가가고, 최선의 인생을 사는 일, 그것이 자기 생명에 값하는 일'이라고.

(상략)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 이 남자일 것 것 같아 /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 가장 많이 먹는 남자 /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남편 中)

(상략)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 나 지금 결혼 안식년 휴가 떠나요 / 그날 우리 둘이 나란히 서서 /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하겠다고 / 혼인 서약을 한 후 / 여기까지 용케 잘 왔어요(후략) (-공항에서 쓸 편지 中)

(상략) 조금 먼저 오신 어머니는 / 조금 먼저 그곳에 가시고 / 조금 나중 온 우리들은 / 조금 나중 그곳에 갑니다 (중략) / 어머니 울지 마셔요 / 어머니는 좋은 낙엽이었습니다 (-편지 中)

이 책은 한 편의 추억의 앨범을 펼친 듯 시인의 지난날을 따듯하게 보여준다. 시 '남편'에서는 젊은 날, 그의 부부싸움을 엿볼 수 있고, '공항에서 쓸 편지'에서는 서른 넘어 아이 둘 데리고 뉴욕으로 떠난 유학생활의 분투기를 들려준다. 또 돌아가신 어머니 묘소 앞에서 진한 슬픔을 전하며 그의 애도시 '편지'를 띄운다.

시인은 머리말에서 "이 책은 젊은 날의 나의 슬픔과 상처, 그리고 나의 사랑과 절망이 그대로 드러난 글이다. 이제는 좀 숨기고 싶은 감정이나 정서도 있지만 이 모두가 순간의 삶, 현재의 삶을 향한 나의 아프고 뜨거운 열정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살아 있다는 것은 / 문정희 / 생각속의 집 / 360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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