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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음반으로…고 신해철을 추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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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은 고 신해철이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로 참여해 '그대에게'를 불러 대상을 수상한 날이다. 이날에 맞춰 고인의 유고집과 유작이 담긴 베스트 앨범이 나란히 출시됐다.

신해철의 유고집 '마왕 신해철'(문학동네)은 신해철이 틈틈이 써온 글을 모았다. 어린시절, 청년시절 이야기, 그리고 그의 음악관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내밀한 고백이 담겼다.

개인사와 더불어 음악활동과 관련한 일상의 에피소드는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뮤지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알고보면 고인 역시 넉넉지 못한 가정에 보탬이 되고 싶어 보리차가 든 가방을 메고 이 집 저 집 팔러 다닌 소년이었고, 민주화 열망으로 가득한 거리로 나가 짱돌을 던질 줄 알았던 청년이었다.

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수상했을 당시, 그가 고가의 음악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그대에게'를 완성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심야 작곡 세트를 갖고 있었다. 이불 속에서 기타줄 사이에 스펀지를 끼워넣은 기타와 문방구에서 파는 멜로디언으로 작업하다보면 습기가 차고, 머리가 어지러워 네 마디 이상 작업할 수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MBC '100분 토론'에 패널로 출연해 대마초 비범죄화, 간통죄 폐지 등 우리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이슈에 대해 발언하거나,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행동의 바탕에는 고인의 신념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내가 토론에 나설 경우 전력이 있는 연예인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변명하기 위해 떠들어대는 모습에 불과해 보일 공산이 컸지만 그때 한 시민단체 간부의 절규가 내 귓전을 때렸다. 일단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보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 유명인도 연예인도 이 토론에 나서기를 극히 꺼린다는 것이다."(본문 251~252쪽)

"남들이 똑같이 걷는 길에서 낙오하는 것에 대한 무서움보다 내가 진실로 원하는 나의 삶을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무서움이 훨씬 더 엄청나게 무서웠기 때문에 그냥 나의 방식을 택했다."(본문 379~380쪽)

신해철의 유작이 담긴 베스트 앨범 '리부트 유어셀프'(Reboot Yourself)는 2500장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4CD로 구성된 앨범에는 '그대에게', '민물 장어의 꿈', '날아라 병아리' 등 대표곡 50여 곡과 넥스트유나이티드(Utd.)와 함께 한 신곡 '핑크 몬스터'가 수록됐다.

앨범에는 신해철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 솔로와 넥스트로 활약한 모습 등 일대기별 미공개 사진과 신해철의 어머니가 직접 쓴 손 편지 등도 들어있다. 오는 27일에는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신해철이 마지막까지 준비한 콘서트(부제: 민물 장어의 꿈)를 무대에 올린다.

콘서트에는 넥스트의 역대 멤버들을 비롯 신성우, 엠씨더맥스의 이수, 김진표, 김원준, 홍경민, K2 김성면, 크래쉬 안흥천, 변재원 등 동료 가수들이 출연한다.

책과 콘서트의 수익금은 고인의 두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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