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BS 가요대전'의 출연진들. (SBS 제공)
"저도 안 들어가봐서 몰라요", "지금 나가면 재입장 안되십니다".
화려한 외양 이면엔 불편한 시스템이 산재했다. 정확하게 아는 것이 없는 스태프들은 '모른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8년 만의 시상식 부활로 주목받은 '2014 SBS 가요대전 슈퍼5'(이하 '2014 가요대전')의 이야기다.
◈ 두 번 헤매서 찾아간 공연장…스태프들은 기본적 정보 숙지 못해취재진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방문했다. '2014 SBS 가요대전'을 관객 입장에서 체험해보기 위해서였다.
입장부터 난항이었다. 티켓에는 분명히 D홀에서 열린다고 쓰여져 있었지만 막상 D홀이 있는 3층으로 가니 펜스로 길을 막아 놓은 것.
펜스를 지키던 스태프는 "이곳은 V구역의 관객들만 입장할 수 있다"며 "1층으로 내려가라"고 이야기했다. '1층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묻자 '내려가면 입장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며 두루뭉술한 답을 내놓았다.
취재진 외에도 3층을 찾은 십여 명의 관객들은 헛걸음을 해야 했다. 이들은 모두 무리지어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개 중엔 외국인 관객들도 있었지만 어떤 스태프들도 1층 입장구역까지 이들을 안내하지 않았다.
1층으로 내려갔지만 한 번에 입장구역을 찾기도 어려웠다. 별다른 표지판이 없어 에스컬레이터를 지키는 스태프에게 물어보니 그제야 B1구역으로 가라는 답을 받았다. 결국 취재진은 두 차례 허탕을 치고서야 줄을 서는데 성공했다.
입장 시간에 늦어 이미 몇 구역은 입장을 마친 상태였다. 취재진은 표에 쓰인 구역의 입장줄을 서기 전, 티켓을 확인하는 스태프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좌석배치표부터 공연장 내부 상황까지, SBS 측에서 '2014 가요대전'에 대해 비밀로 부친 탓에 물어볼 질문도 많았다.
취재진은 먼저 공연장 내부의 화장실의 유무에 대해 물었다. 스태프는 "저도 들어가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다른 스태프는 "(혹시 모르니) 지금 (화장실에) 갔다오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장장 3시간 동안 이어질 공연이라 '자유로운 입출입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나갈 수는 있겠지만 들어올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좌석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관객들이 어느 구역부터 입장하고 있는지, 스탠딩인지 좌석인지, 티켓번호가 좌석번호인지 물었지만 무엇 하나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관객들과 접촉하는 스태프들이 가장 기본적인 공연장 정보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2014 SBS 가요대전' 무대 모습 (SBS 제공)
◈ 3시간 동안 공연장에 발 묶이고 반쪽짜리 공연공연장 안쪽에서도 불편한 상황은 계속됐다. 6시 30분에 입장한 취재진은 장장 2시간 가량의 시간을 공연장에서 흘려보냈다. 구역별로 들어온 때가 달라, 입장 시간인 5시 30분에 맞춰 입장한 관객들은 2시간 30분~3시간 가량의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관객이 몇 만 명되는 큰 규모의 콘서트에서도 공연 2시간 전부터 입장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른 입장시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연장 입출입이었다. 저녁시간에 맞춰 들어와 빈 시간 동안 허기를 달래기 위해 '표를 가지고 나갔다가 들어올 수 있냐'고 묻자 출입문을 지키던 스태프는 "한 번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다"고 강경하게 못을 박았다.
'그러면 세 시간 넘는 시간 동안 이 안쪽에만 있으란 말이냐'고 반문했더니 "어쩔 수 없다.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취재진 외에도 수많은 관객들이 동일한 질문을 했지만 스태프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사전에 이 같은 공연 정보를 고지받지 못한 관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배고픔을 이겨내야 했다. 이 때문에 공연장 내부 화장실 옆에 위치한 음료수 자판기에 줄을 길게 늘어선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공연장 입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것은 사고 등 안전문제 때문에 그렇다. 표를 파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 관객들은 반쪽짜리 공연을 감상해야 했다.
가수 서태지부터 인피니트, 틴탑, 빅스, 카라, 2PM, 티아라 등 내로라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들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SBS 프리즘타워에서 공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연이 전파를 타고 나가는 동안, 공연장 관객들은 하염없이 다음 무대를 기다렸다. 연속으로 세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전광판을 통해 나올 때는 관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공연의 흐름이 끊겨 산만한 분위기가 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했던 관객 김시은(28) 씨는 CBS노컷뉴스에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먼저 공연장 찾아가는 것이 불편했고, 재입장되지 않는 것도 이상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공연 진행 역시 할 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