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지난 11월, 프랑스 퐁텐블로의 오세나 경매소에서는 나폴레옹 1세의 모자를 가져가기 위한 수집가들의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놀랍게도 이 모자는 약 26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에 낙찰이 됐는데요. 모자 경매로는 사상 최고가였습니다. 처음에는 낙찰자 신원이 공개가 안 됐었는데요. 이후 한국인 사업가라고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나폴레옹 모자를 26억 원에 데려왔던 주인공은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이었습니다. 김홍국 회장은 왜 나폴레옹 모자를 거액을 주고 구입했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답을 들어보겠습니다.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입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홍국>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회장님께서 이번에 구입한 모자가 굉장히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 김홍국> 저는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세계적으로 언론들이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모자의 낙찰 가격이 너무 컸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고요. 지금까지 남아 있는 나폴레옹 모자가 19개고, 그중에 2개를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2개 중에 1개가 이번에 회장님이 구입한 모자네요?
◆ 김홍국>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나폴레옹이 수의사에게 선물했다는 모자. 이번에 낙찰된 금액이 26억 원입니다. 이게 모자 하나에 26억 원이면 엄청난 거 아니겠습니까?
◆ 김홍국> 그럼요. 26억이면 아주 큰 돈이죠. 그런데 이번에 제가 산 모자는 모나코 왕실에서 소장하던 모자인데요. 이게 88년 전에 경매가 되고나서 이번에 처음 경매가 된 겁니다. 그러니까 일단 나폴레옹의 모자가 그만큼 경매시장에 잘 안 나옵니다. 88년 만에 이게 나왔으니까요. 그리고 나폴레옹의 초상화를 보면,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모자를 보면 대부분 나폴레옹을 연상합니다.
◇ 박재홍> 나폴레옹이 모자를 쓰고 말 타고 있는 모습을 말씀하시는 거죠?
◆ 김홍국>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이게 나폴레옹의 상징이 된 거예요. 나폴레옹의 상징물이 모자인데 이게 아주 귀하게 나오니까 26억이라도 비싼 게 아니다. 돈은 큰 돈이지만, 비싼 게 아니다. 지금 이 모자가 이번에 언론에 많이 알려져서 지금 새로 경매한다면 2배는 더 받지 않겠느냐, 이렇게들 얘기합니다.
◇ 박재홍> 그럼 이 경매정보는 어떻게 처음 들으셨어요?
◆ 김홍국> 라디오에서 나오는 뉴스로 들었어요. 나폴레옹이 쓰던 모자를 프랑스에서 경매한다고 뉴스에 나왔어요. 뉴스를 듣는 순간 ‘아, 저건 내가 사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 박재홍> 뉴스를 듣는 순간에요?
◆ 김홍국> 네. 제가 평상시 나폴레옹을 존경하고 도전정신을 매력적으로 느꼈었거든요. 그래서 뉴스를 듣는 순간 ‘저건 내가 사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 박재홍> 그래서 경매장에 직접 가셨습니까?
◆ 김홍국> 제가 바빠서 못 가고요. 위임장을 다 써서 준비해서 저희 직원을 프랑스에 보냈습니다.
◇ 박재홍> 당시 현장 경매장에서는 일본인도 경쟁 상대로 치열하게 최종까지 경매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 김홍국> 이게 경매가 전광판에 가격이 올라갑니다. 사람이 육성으로도 얼마, 얼마 부르지만 한번에 5만 유로씩 올라갔었어요.
◇ 박재홍> 5만 유로요?
하림 김홍국 회장이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 1세의 쌍각모자(그림 원)를 26억 원에 사들여 화제가 되고 있다.
◆ 김홍국> 우리나라 원화로 환산하면 한 6천 5백만 원이죠. 2, 3초에 그렇게 올라갑니다. 그러면 전광판에 가격이 100만 유로 했을 때, 두 사람 이상 손을 들면 105만 유로 이렇게 올라가요. 그래서 마지막 한 사람만 남았을 때까지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같이 경쟁한 분이 일본인이라고 들었습니다.
◇ 박재홍> 그럼 가격 제한선을 정해서 직원을 보내셨겠네요?
◆ 김홍국> 제가 200만 유로까지 권한을 줘서 보냈습니다.
◇ 박재홍> 200만 유로면 얼마죠?
◆ 김홍국> 약 28억 정도 될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26억에 사셨으니까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네요?
◆ 김홍국> 네, 그렇습니다(웃음)
◇ 박재홍> 그러니까 28억까지는 마음대로 불러도 되는 거였고. 만약에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져서 혹시 50억 이상으로 나왔어도 사셨을까요?
◆ 김홍국> 아마 그렇게까지 주고는 저는 사지 않았을 것 같아요. 200만 유로가 넘어갔으면 저도 그냥 중단했을지도 모릅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그런데 모자가 한국에 도착하면 이 모자를 쓰고 싶어서 부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아요. 정치인들도 써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사실인가요?
◆ 김홍국> 예. 그런 분들이 있어요.
◇ 박재홍> 선거 나가시는 분들은 한 번 써 보고 나가고 싶다는 말씀도 하실 것 같은데요.
◆ 김홍국> 그런 분도 계세요(웃음)
◇ 박재홍> 그러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김홍국> 그럴 경우엔 모조품을 써야 되겠죠. 이 사람, 저 사람 모자를 쓰다가 다 망가지면 (안되니까).. 이게 10년, 50년, 100년 이렇게 두고두고 봐야 할 텐데 잘 보관해야 되겠죠.
◇ 박재홍> 그런데 모자 낙찰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지시면서, 그런 26억이란 큰 돈을 회사 복지 같은 부분에 쓰셨으면 어땠을까, 이런 비판도 하십니다. 어떻게 보세요?.
◆ 김홍국> 그런 얘기도 있어요. 일부에서는 그 돈을 가지고 불쌍한 사람 나눠주지 왜 그 모자에다 투자를 하느냐, 저도 그런 얘기 들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일리가 있어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게요. 이런 모자를 우리 젊은이들이 보고 그런 도전정신을 갖는다면, 돈으로 나누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싶어요. 10년, 50년, 100년, 200년 대대로 모자를 계속 볼 거 아닙니까? 그럼 많은 젊은이들이 이걸 보고 그중 일부라도 그런 정신을 배워서 자기 앞날에 희망을 가지고 개척한다면 아마 돈으로 나누는 것보다 몇 배 혹은 몇 십배 더 큰 기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재홍> 네, 그 모자가 도착하면 그룹 신사옥에 전시된다고 들었는데요. 앞으로 모자 말고 시장에 나폴레옹과 관련된 물품이 나오면 더 구입할 의사가 있으신가요?
◆ 김홍국> 현재로서는 없고요. 이번에 모자와 칼이라든지 나폴레옹이 쓰던 칼, 쓰던 컵, 나폴레옹의 전신상, 유화그림 이런 것들을 같이 샀기 때문에 논현동 신사옥에 진열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항상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이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장식품이 되면 좋겠네요. 회장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홍국>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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