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러시아발 금융위기가 일부 신흥국 시장으로 번지면서 정부가 대책회의를 여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무역과 금융 등의 측면에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러시아발 시장불안이 국제금융시장으로 전염돼 한국까지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금융당국 "대 러시아 익스포저 미미, 영향 제한적…신흥국 전이 주시"1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4억 달러 가량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9월말 현재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 잔액은 13억 6,000만달러로 전체 1,083억 4,000만 달러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익스포저는 외화대출금과 외화유가증권, 외화지급보증의 합계액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 12개국의 익스포저는 113억 3,000만 달러로 전체 익스포저의 10.5%다.
금감원은 "러시아에 대한 국내 외화 익스포저 규모가 미미해 러시아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시장 동향 등을 긴급 모니터링한 결과도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다만 무역 및 금융연계가 높은 유로존 및 주변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사의 외화유동성 상황과 관련지표를 밀착점검하는 한편 시장불안이 가시화되면 단기차입을 자제하는 등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정부, 대 러시아 일부 수출 품목 영향 우려…미 FOMC 종료 뒤 회의 소집정부는 대 러시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전자, 정유·화학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1%p 인상한데 이어 16일(현지시간) 다시 6.5%p 추가로 올려 연 17.0%까지 인상된 상황이다.
기재부도 러시아발 시장 불안의 여파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러시아 교역규모는 전체의 2% 수준이고, 은행의 자금대출도 1.3% 수준에 불과해, 러시아 문제가 당장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풍부한 외환보유고 등을 바탕으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내년에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신흥국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경우,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내일(18일) 있을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종료되는대로 회의를 소집해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한은, 통화금융대책 회의…18일 04시 이후 비상점검체제 가동 예정한국은행 역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러시아발(發)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대책반은 우선 최근 러시아 루블화 폭락과 그 영향이 다른 신흥시장국으로 파급될 경우 우리나라 외환·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또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 과도한 불안 심리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금융대책반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으로 (금융 불안의) 파급 효과를 본다"며 "직접적 효과는 크지 않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오는 파급 효과를 점검해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18일 새벽 4시 이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24시간 비상점검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또 필요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