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자료사진
문희상(69)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조양호(65) 대한항공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부탁한 정황이 법원 판결을 통해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이성구 부장판사)는 문 위원장과 부인 A 씨를 상대로 처남 김모 씨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A 씨가 김 씨에게 2억 8,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1994년 자신의 명의로 된 건물을 담보로 누나 A 씨가 B 씨로부터 돈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아 B 씨가 2001년 소유권 등기 이전 후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판 데 대해 누나와 매형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건물 소유권이 넘어간 시점이 2001년이고 소송이 제기된 시점이 2013년이라 채권소멸시효기관 10년이 지났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김 씨는 문 위원장으로부터 2012년까지 이자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며 증거자료를 냈다.
문 위원장이 취업 부탁을 한 정황은 증거자료를 통해 나왔다.
김 씨는 증거자료를 통해 문 위원장이 2004년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통해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자신의 취업을 부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국 회사인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컨설턴트로 취업, 2012년까지 74만 7,000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마땅한 수입원이 없는 원고에게 직업을 알선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가 주장하는 이자지급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A 씨가 김 씨로부터 양도소득세 납부 요구를 받고도 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양도소득세 등 명목의 돈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한항공 측에 처남의 취업을 부탁한 적은 있지만 조양호 회장을 통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