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女스태프 부검결과 사인 '질식사'…화재 원인 조사중
"촬영장 건물 일부 사용승인 안받아 건물주 건축법위반 고발"
"불났어, 어떻게 해…"
지난 13일 발생한 JTBC 드라마 '하녀들' 촬영장 화재로 숨진 스태프 염모(35·여)씨의 구조요청은 염씨의 생애 마지막 목소리가 됐다.
경기도 연천군 드라마촬영장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연천경찰서는 염씨가 불이 난 사실을 알아채고 동료에게 전화해 구조요청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2층에서 혼자 쉬고 있던 염씨는 불이 난 사실을 알아챘지만, 목조로 꾸며진 건물이 불타오르는 통에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삽시간에 피어오른 연기에 염씨는 이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염씨의 사인이 '질식사'로 확인됐다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촬영장 일대 온 하늘이 검은 연기로 뒤덮일 정도로 유독 가스가 심하게 퍼졌다.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대피했고 근처에 있던 노인요양병원에도 한때 비상이 걸렸었다.
그나마 나머지 스태프와 배우 등 70여 명은 점심 먹으러 나가 있어 대형 참사로 번질 뻔한 화재는 사망자 1명만을 남긴 채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최초 불이 난 오후 1시 23분에서 약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4시 17분, 사다리차를 동원해 내부로 진입한 뒤 염씨 시신을 발견했다.
사고 사흘째인 이날 경찰과 소방 당국은 당초 촛불로 지목됐던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드라마 소품 담당자는 경찰에서 "촬영 때문에 촛불 5개를 켰었으나 나갈 때는 다 끄고 나갔다"고 진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세트장에 화재 방지나 소방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는지를 비롯해 관련 법규 준수 여부 등을 밝히는 수사에도 일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연천군은 불이 난 건물이 용도변경을 한 뒤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을 사용한 것을 확인, 이날 오전 건물주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건물주는 원래 섬유공장으로 쓰이던 건물 중 4동에 대해 지난 6월 9일 '방송통신시설(촬영소)'로 군청에 용도변경 신청을 했다. 한 달여 뒤인 7월 19일 용도변경이 이뤄졌다.
그러나 4동 중 2동만 사용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규모가 작은 제4동(576㎡)과 제5동(1천620㎡)에 대해서는 다음 달인 8월 21일 임시사용승인이 났지만 규모가 작은 제2동(4천500㎡)과 제3동(6천940㎡)은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난 건물은 규모가 가장 큰 3동이다.
관련 소방시설을 완비해야 소방 당국에서 '완공 필증'을 받을 수 있는데 건물이 크다 보니 관련 공사 진행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를 무시한 채로 촬영을 강행한 것이다.
드라마 '하녀들'은 사고가 나기 전날인 지난 12일 첫 방영됐다.
한편, 화재로 조립식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2층짜리 건물을 모두 탔고 뒤쪽에 있는 건물로 번져 외벽 일부가 그을렸다.
재산피해는 3억5천만원으로 소방서는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