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형, 우리 몫까지 해줘' 아쉽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다음으로 미룬 SK 김광현(왼쪽)과 KIA 양현종(오른쪽)은 내년 시즌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이다. 이런 가운데 넥센 강정호(가운데)는 이번 주 포스팅에 나설 예정이다.(자료사진=SK, 노컷뉴스, KIA)
88년생 동갑내기 좌완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의 미국 도전은 일단 아쉽게 무산됐다. 올해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은 둘은 예상보다 낮은 몸값에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양현종은 계약에 대한 독점 교섭권에 대한 비공개경쟁입찰 응찰액이 낮아 협상을 포기했고, 김광현은 200만 달러(약 22억 원)에 낙찰을 받아 샌디에이고와 협상에 들어갔지만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모두 소속팀에 남아 내년 시즌을 치르게 됐다.
SK와 KIA로서는 에이스들의 잔류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10승 이상은 너끈하게 따낼 수 있는 자원들인 까닭이다.
하지만 낙담한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잔뜩 MLB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실망만 남은 이들이다. 목표 의식의 상실에 따른 허탈한 심경 속에 내년을 자칫 망칠 수도 있다.
이전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비슷한 경우는 4번 있었다. MLB 포스팅에 나섰다가 무산된 사례들이다. 과연 이들의 이듬해는 어땠을까. 김광현, 양현종의 내년을 가늠해볼 참고 자료가 될 만하다.
▲진필중-임창용, 포스팅 후유증은 없다?최초의 MLB 포스팅 사례는 이상훈 현 두산 코치다. 당시 LG 에이스였던 이 코치는 1997시즌을 마치고 야심차게 도전했다.
MLB에 도전장을 냈지만 60만 달러(당시 환율 8억 원)의 포스팅 응찰액이 나왔고, 이상훈과 LG는 수용을 거부했다. 300만 달러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이상훈은 일본 주니치로 이적해 두 시즌을 보낸 뒤 2000년 보스턴으로 옮겨가 MLB의 꿈을 이뤘다. 다만 포스팅 무산 뒤 일본으로 진출해 국내 성적이 없었다. 미국에서 돌아온 2002년 7승2패 18세이브 ERA 1.68을 기록했다.
이후로는 진필중 야구 해설위원과 임창용(삼성)이 있었다. 진 위원은 2001시즌, 2002시즌 뒤 두 번 MLB 포스팅에 도전했다. 첫 번째는 응찰 구단이 없었고, 두 번째는 2만 5000달러의 헐값이 나왔다.
진 위원은 그러나 동요되는 기색은 크게 없었다. 2002년 54경기 4승5패 31세이브 ERA 3.47로 구원왕에 올랐다. KIA로 이적한 2003년에도 4승4패 19세이브 ERA 3.08로 나름 활약했다. (다만 LG와 4년 30억 원 FA 계약을 맺은 뒤 2004년 4승15패 ERA 5.23으로 부진했다.)
임창용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뒤 포스팅에 나서 65만 달러의 응찰액을 거부한 뒤 2003시즌 13승3패 ERA 3.55로 활약했고, 2004년에는 2승4패 36세이브 ERA 2.01을 찍고 구원왕에 올랐다.
이들만 놓고 본다면 포스팅 후유증은 적었던 셈이다. 김광현, 양현종 역시 아픔을 딛고 절치부심, 재도전을 위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