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본질떠나 정치게임으로 몰아
-폭언과 성희롱, 여기가 북한인가?
-좌석 안났다고 초등생처럼 불만
-정명훈, 박현정 대표와 공존 못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000 (서울시향 직원)
서울시향 박현정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의 배후로 정명훈 예술감독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바로 어제 정명훈 감독이 이에 대해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는데요. 정 감독은 이번 문제는 인권침해 문제라면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에도 사퇴의사를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저희가 지난 월요일 서울시향 박현정 대표의 입장을 들어봤고요. 오늘은 당초 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던 직원들 가운데 한 분을 연결하겠습니다. 신분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만나고요. 음성도 변조됐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어제 ‘서울시향 단원들이 폭언과 성희롱 등의 문제로 박현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이런 보도가 있었는데요. 실제 발표는 안 된 거네요?
◆ ○○○>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본 건 없습니다. 저희로서는 이게 자꾸 본질에서 (다른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바라는 부분은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이건 전적으로 대표와 저희 사무국 직원들과의 문제였는데요. 이걸 자꾸 대표께서 무슨 정치적인 게임같이 정명훈 감독님과 시장님까지 끌어오는 것 같은 양상으로 흘러가서 솔직히 저희로서는 마음이 무겁네요.
◇ 박재홍> 지금 방금 말씀하신 문제의 본질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그러니까 박현정 대표의 ‘성추행, 욕설, 단체의 독선적인 운영’ 이런 것이었나요?
◆ ○○○> 그렇습니다. 매일매일 몇 시간씩 고성과 욕설을 듣다 보면 정신이 정말로 몽롱해지고 ‘내가 지금 뭐 때문에 이 사람한테 이런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죠. 그렇지만 조직에 뭔가 해가 될 것 같아서 서로서로 그냥 의지하면서 참고 지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은 못 참겠다라는 임계점에 도달해서 이렇게 일이 진행이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저희 방송에 나와서 박 대표는 이런 해명을 했습니다. ‘폭언과 성희롱에 대해서 성희롱은 없었고, 욕설은 3인칭으로 한 것이지 2인칭으로 한 적은 정말로 없었다’ 이런 말을 했었고 또 폭언들은 ‘편집왜곡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말씀을 했거든요.
◆ ○○○> 저희가 녹음 파일 공개하기 전에는 대표께서 욕한 적도 없다고 그러셨었어요, 3인칭이고 뭐건 간에. 너무너무 심하게 욕설을 하셨을 때는 저희가 녹음할 생각도 못했거든요, ‘이게 진짜 현실인가?’라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고 ‘여기가 지금 북한인가? 과연 대한민국인가?’라는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희롱은 제가 당사자거든요.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성추행 당한 다른 직원이 엄청나게 수치스러워하고 고민했던 것을 제가 직접 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 박재홍> 지금 방금 ‘제가 당사자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욕설을 당한 당사자였다는 건가요, ?
◆ ○○○> 욕도 당사자고 성희롱도 당사자입니다.
◇ 박재홍> 박현정 대표가 여성에게도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셨습니까?
◆ ○○○> 그렇습니다. 여성 한 명을 지칭하면서 ‘너는 마담하고, A하고 B는 술집 아가씨 하면 잘 하겠다’는 그런 말부터 시작해서 ‘너는 미니스커트 입고 가서 음반 팔아라’는 말도 했습니다. 그리고 ‘너는 애교가 많은 것 같으니까 펀드 레이징하러 늙수그레한 아저씨들한테 보내면 잘 따가지고 오겠다’ 이런 말을 자주 했었요.
◇ 박재홍> 그리고 성추행을 당했다는 남성들에게 직접 말씀을 들었다는 얘기죠.
◆ ○○○> 네. 그 다음날 남자 직원이 굉장히 괴로워하며 상의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걸 공론화하면 분명히 해고당할 거고 어떻게 할지 굉장히 고민을 했고요. 지금도 사실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같은 경우도 ‘BBC 프롬스’ 관련해서 솔직히 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본인이 5시간을 시달렸어요, 그 방에 들어가서... 업무를 할 수가 없었어요.
◇ 박재홍> ‘BBC 프롬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 ○○○> 매년은 아니지만 해외 공연투어를 떠나요. ‘BBC 프롬스’라는 건 굉장히 큰 런던의 음악 폐스티벌이고 여기 초청받았다는 것 자체가 오케스트라가 굉장히 실력 있는 오케스트라라는 걸 반증하는 페스티벌이거든요. 그게 끝나고 나서 회식 같은 자리에서 뷔페 저녁식사를 했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솔직히 오피스의 임무는 단원들인 아티스트들을 빛나게 해 주는 역할이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박현정 대표이사는 본인이 갑자기 저쪽 응원단에게 인사하고 오신다고 하고서 자기 자리를 다른 분한테 양보하고서는 잠시 자리를 비웠어요. 그런데 저쪽에 가시더니 갑자기 안 오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먼발치에서 계속 저 메인테이블을 무슨 초등학교 여학생처럼 위아래로 흘기면서 째려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왜 자리에 안 가시냐?’고 물어봤더니 ‘저 사람이 앉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거기 있는 직원들이 자리를 하나 빼가지고 따로 마련했는데도 ‘너 같으면 가겠냐?’ ‘너는 나를 모욕했다’라면서 그때부터 완전히 파티 분위기를 냉각시키시는 거예요. 그 상황은 당사자 빼고는 아무도 이해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에요.
◇ 박재홍> 결국 박현정 대표가 화가 많이 났던 것은 자신의 자리가 안 났다는 것, 의전 때문이었다는 얘기네요.
◆ ○○○> 네.
◇ 박재홍> 그리고 박 대표는 저희 방송에 나오셔서 ‘서울시향은 자기가 와 보니까 정명훈 감독의 왕국이었다’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 ○○○> 요즘 세상에 어떻게 왕국을 혼자 전횡하는게 가능하겠어요? 지금 박현정 대표가 본인 무덤을 파시는 게, 본인의 왕국을 차리려고 했다가 실패를 한 거죠.
◇ 박재홍> 정명훈 감독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서울시향을 떠나겠다는 입장인데요. 사무국 직원이나 단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 ○○○> 이런 상황에서 계속 감독님이 계시면 ‘아마 나는 못 한다’ 이런 맥락으로 얘기하시는 거라고 판단합니다.
◇ 박재홍> 사퇴의사가 확실한 것은 아니다?
◆ ○○○> 네, 그런 맥락은 아니었습니다.
◇ 박재홍> 박현정 대표 역시 저희와의 인터뷰에서 ‘사퇴 안 할 거다. 그리고 앞으로 더 대응할 것이다.’ 이러한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직원들은 반드시 박 대표가 사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 ○○○> 심장이 덜렁덜렁거릴 만큼 힘들어요. 저희로서는 조용히 나가시는 게 최대의 배려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조직을 다 흠집 내셨고, 그것도 사실도 아닌 걸로요. 그거는 감사조사에서 다 밝혀질 거예요. 그리고 저희 직원들은 지금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는 이게 현실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지금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고 계시냐면 이 일이 있고 나서 직원들을 지나가다가 만나시면 허그를 하세요. 너무 온화한 표정으로 허그를 하신 다음에 직원을 바라보면서 ‘이제 너 행복하니?’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정말 이거는 무슨 사이코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요. 사퇴는 꼭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혹은 박 대표가 사퇴를 안 할 경우에, 정명훈 감독도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 공존은 힘드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있어요.
◇ 박재홍> ‘정명훈 감독이 사퇴를 하면 서울시향의 위상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우려를 하시는 분도 있거든요.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 ○○○> 그건 자명한 사실이죠. 사실 정명훈 감독에 대해서 너무 많은 오해들이 그동안 쌓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오케스트라라는 게 단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거든요. 지금 여기는 신생 오케스트라나 마찬가지예요. 약 10년이란 세월이 정말 오케스트라로 봤을 때는 정말 짧은 역사거든요. 그런데 지금 물론 정명훈 감독님이 왕국처럼 생각해서 천년만년 계실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되는 거고요. 그런데 이 서울시향은 정명훈 선생님이 꼭 필요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정명훈 감독은 서울시향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서울시향과 관련된 논란과 상처들 조속히 치유가 돼야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 예,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서울시향 박현정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던 직원들 가운데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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