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클라라와 정범식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
9일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 영화 '워킹걸' 주역들이 많은 취재진들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섰다.
19금 코미디인만큼, 연기 이야기를 하더라도 베드신 등 수위 있는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었다. 정범식 감독, 조여정, 클라라, 김태우 등은 제작보고회 내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적절한 수위 조절로 재치있게 넘겼다.
'유쾌한 영화이고 싶다'는 정범식 감독의 바람대로 그런 이야기들이 불쾌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예상보다 수위 있는 이야기는 적은 편이었다. 주를 이룬 이야기는 감독과 배우, 배우들 간의 덕담이었다.
덕분에 보통의 제작보고회보다 즐겁고 화기애애한 기류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같은 분위기엔 깊은 유대 관계의 공이 컸다. 오랜 촬영 기간 동안 동고동락해온 관계이다보니 서로의 노력과 열정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
노이즈 마케팅 논란이 된 "클라라 씨가 소품인 성인용품을 직접 사용해, 그 소리를 녹음해 들려줬다"는 정범식 감독의 말도 이 연장선상에 있었다.
'워킹걸'과 클라라 양측에 확인한 결과, 사전에 이 같은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로 되어 있지는 않았다.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이었을지언정, 일부러 영화 홍보를 위해 나온 말은 아니란 이야기다.
항간에 '눈물을 보였다'고 알려진 것도 과장된 점이 없잖아 있었다. 이들은 모두 클라라가 부끄러워하긴 했지만 운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현장에서도 클라라는 인터뷰 막바지에 나온 발언 이후 진행된 포토타임에서 해맑게 웃으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워킹걸' 관계자는 10일 CBS노컷뉴스에 "감독님은 클라라 씨가 적극적으로 연기 공부를 했고, 열정이 넘친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로 이야기한 것인데 도구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로에 대한 의도는 이미 잘 알고 있는데 그 전달이 잘 안된 것 같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김태우가 '남자 감독이고 여자 배우인데도 불구하고 서슴없는 노력이 대단하다'고 클라라를 칭찬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클라라 측도 흔쾌히 인터뷰를 수락할 정도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클라라는 '워킹걸' 개봉을 앞두고 현재 화보 촬영 등 바쁘게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클라라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그 때 좀 놀라기는 했다. 당시 클라라 씨도 많이 당황을 하긴 했는데 지금은 스케줄이 많아서 생각할 겨를이 없다. 워낙 정신력이 강해서 잘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클라라는 평소 무슨 일이든 혼신의 힘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해당 에피소드도 뭐든지 직접 해보려고 하는 클라라 나름대로의 노력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에피소드가 있는 줄은 거기에 있는 아무도 몰랐다"면서 "재밌으라고 하신 말씀이 잘못 빗나간 것 같다. 감독님이 어떤 악의가 있으셔서 했던 말씀은 아니다"라고 갖가지 추측에 선을 그었다.
하루종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클라라 폭로전'의 전후 사정은 여기까지다. 배우이기 전에 여자로서, 충분히 클라라에게 상심과 민망함을 안길 수 있는 이야기였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양측이 말하듯 그 안에는 이슈를 위한 고의성이나 악의는 없었다.
물론, 여태까지 연예계의 모든 논란처럼 남은 판단은 대중의 몫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