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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고문, 알려진 것보다 잔혹...美 역사 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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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10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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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고문 보고서 공개...민주, 공화 갈등 고조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6000여 쪽의 기밀 문서를 500쪽 분량으로 요약한 이른바 'CIA 고문 실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고문은 불법인데다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또 CIA가 잘못된 보고로 미 의회와 정부, 미국인들을 호도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1년 9.11 사태 이후 해외 비밀 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에게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보고서는 CIA의 심문 기법이 당초 알려진 것 보다 훨씬 잔혹했다고 밝혔다.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했던 이른바 '선진 심문 기법'은 물고문과 잠 안재우기, 성고문 위협 등을 조합한 것으로 잔인했을 뿐 아니라 효과도 없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수감자는 최대 180 시간 동안 서 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잠을 재우지 않았고 또 다른 수용 시설에서는 수감자를 사슬에 묶은 뒤 콘크리트 바닥을 기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죽기 직전까지 물고문을 가한 사례도 있었다.

보고서는 이같은 잔혹 행위가 복합적으로 이뤄졌으며 수감자들은 이후 환청과 환각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9.11사태 이후 CIA의 이같은 행위는 미국의 가치와 미국 역사를 얼룩지게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보고서 공개가 이같은 오점을 지울 수는 없지만 미국이 과거 잘못으로부터 배우고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다"며 보고서 공개 이유를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보고서 공개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CIA의 고문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한다"면서 "앞으로는 이같은 고문에 의지하지 않도록 (자신의) 권한을 계속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직후 구금자에 대한 고문이나 잔혹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지난달에는 고문금지 원칙을 미 본토 안에서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똑같이 적용하다는 원칙을 선언했다.

이에 반해 CIA 전현직 당국자와 공화당은 이번 보고서 공개에 반발했다. 보고서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 자행된 고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공화, 민주 양당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당시 심문 기법이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과거 부시 행정부 인사들은 또 다른 테러 공격을 막는데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맞서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보고서 공개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소속 존 메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인들은 미국이란 이름으로 어떤 일이 자행됐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보고서 공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메케인 의원은 포로 수용소에서 고문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테러 집단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의 미국 시설과 미국인에 대한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 미 국방부도 전세계 주요 미군 지휘관을 대상으로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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