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양동근이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삼성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2012년 1월10일 안방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울산 모비스를 88-81로 눌렀다. 당시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은 아이라 클라크다. 양팀 최다 29점을 퍼부었다. 이승준도 26점을 보탰다. 지금은 코트를 떠나 농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승현이 8점 7어시스트를 올려 승리에 기여했다.
그날 경기는 삼성이 모비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마지막 경기다.
이후 모비스는 단 한번도 삼성을 만나 패하지 않았다.
클라크가 모비스전 마지막 승리를 이끈 뒤 삼성을 떠나 창원 LG, 부산 KT를 거쳐 올 시즌 모비스의 유니폼을 입기까지 천일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 기간에 삼성의 모비스전 징크스는 계속 됐다.
모비스가 프로농구 특정팀 상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모비스는 5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93-79로 승리해 파죽의 맞대결 17연승을 질주했다.
2012년 1월10일 패배 이후 무려 1060일 동안 맞대결 패배 없이 달려왔다.
이로써 모비스는 고양 오리온스가 안양 SBS(안양 KGC인삼공사의 전신)를 상대로 갖고있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리온스는 대구를 연고지로 삼았던 2001년 1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SBS를 상대로 무려 17연승을 질주했다. 김승현을 중심으로 마르커스 힉스 등이 활약하던 시기다.
모비스는 삼성과의 최근 17경기에서 평균 80.1점을 기록했고 평균 점수 차는 무려 14.1점이다. 천적도 이만한 천적이 없다.
경기 초반 모비스의 2년차 슈터 전준범의 외곽포가 터졌다. 전준범은 2쿼터까지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었다. 모비스는 전준범의 활약에 힘입어 45-38로 전반전을 마쳤다.
모비스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격차가 크지는 않았다. 삼성은 10점 내외의 점수차로 끝까지 모비스를 추격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비스를 만난다고 기죽을 필요 없다고 얘기했다. 1위 팀이라 우리가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초반부터 이시준의 외곽포가 불을 뿜었고 리오 라이온스와 김준일, 이정석도 꾸준히 득점에 가담했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실책 혹은 실수가 나왔고 모비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문태영은 21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1060일 전, 삼성의 마지막 맞대결 승리를 이끌었던 클라크는 17분 동안 4점 4어시스트를 올려 이번에는 모비스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