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단독 보도한 세계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할 것으로 알려진 5일 오후 서울 신문로2가 세계일보 사옥 앞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윤성호기자
세계일보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언론계는 물론 시민사회가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세계일보 기자들도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막기위해 속속 회사로 복귀하고 있다.
세계일보 기자협회는 4일 밤 긴급 총회를 열어 언론 자유와 취재원 보호를 위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단호히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세계일보의 한 기자는 "검찰은 부인하지만 사측은 압수수색 방침을 이미 통보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기자들 가운데 일부는 회사로 복귀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도 5일 성명을 통해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는"검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세계일보를 압수수색하려는 것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보여주기식 꼼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권력의 음습한 내부 암투와 보이지 않는 손의 인사개입을 파헤치는 것은 언론의 고유 권한"이라며 "압수수색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도 검찰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세계일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강행될 경우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추악한 실상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노조도 성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자협회 등과도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이 세계일보를 압수수색하면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은 "만일 사실이라면 중대한 언론탄압"이라면서 "정윤회 국정개입 따위의 기사로 압수수색 한다면 어떤 언론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검찰의 압수수색 방침이 알려지자 "유신시대가 다시 온 것 같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검찰의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오늘 밤 세계일보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자"는 의견도 SNS를 통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서울 신문로 세계일보 사옥 앞에는 '검찰의 압수수색 장면'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몰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한편 유상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계일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서 발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