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오면 뽀뽀해줄게' 일본 한신 마무리 오승환이 계약이 끝나는 내년 한국 삼성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일본 현지에서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달 넥센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친정팀을 찾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오승환(왼쪽 두 번째)의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돌부처가 다시 사자 군단에 합류할 수 있을까.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최고 마무리로 통하는 오승환(32 · 한신)의 내후년 삼성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서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호치'는 4일자에서 "내년 2년 계약이 만료되는 오승환이 한국 삼성 복귀 욕구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중순 한국 언론이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을 알렸으나 본인은 옛 터전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강조했다.
삼성 복귀 배경은 역시 친정팀에 대한 강한 애정 때문이다. 이 신문은 "일본보다는 미국 쪽에 도전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삼성에서 한번 더 플레이하고 싶은 것 같다"는 오승환과 가까운 야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한신 잔류냐 삼성 복귀냐의 문제"
오승환과 한신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이후 다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지난달 오승환은 국내 기자회견에서 "만약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도전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큰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오승환이 바라보는 내후년 거취는 달랐다는 것이다. 스포츠호치는 "오승환이 지난달 한국에서 '도전의 마지막은 한신이 아니다'고 발언한 것이 2016시즌 미국 도전 가능성으로 보도됐다"면서 "그러나 2013시즌 뒤 해외 진출 때도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유력한 제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보다는 다른 선택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본인이 메이저리그에 강한 동경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현재는 한신 잔류나 삼성 복귀, 양자택일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신은 일단 오승환과 재계약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구단 관계자는 "그처럼 해주는 투수의 대체 선수는 없고 우리 쪽의 성의를 전한다"며 내년 시즌 중부터 끈질기게 잔류에 대한 제의를 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 오승환 복귀하면 임창용과 세대 교체오승환은 지난 2005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최고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한국 프로야구 9시즌 동안 28승13패 277세이브 11홀드와 평균자책점(ERA) 1.69를 기록했다. 2005년과 2006년, 2011~2013년까지 5번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다.
2012년 통산 최다 228세이브를 세웠고, 지난해 250세이브를 달성했다. 277세이브 역시 최다 기록이다. 일본에서도 2승4패39세이브와 ERA 1.76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했다. 한일 통산 300세이브도 기록했다.
'언능 온나' 지난달 7일 삼성-넥센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오승환(오른쪽)이 류중일 삼성 감독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이런 오승환이 온다면 삼성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승환이 떠난 삼성은 올 시즌 초반 마무리 불안으로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미국 도전을 마친 임창용(38)이 친정팀에 복귀해 공백을 메웠지만 블론세이브가 9개나 있었다.
내년이면 임창용도 한국 나이로 불혹이 된다. 2016시즌 오승환이 복귀한다면 자연스럽게 바통 터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과 마찬가지로 이승엽(38) 역시 2004년부터 8년 동안 일본 생활을 마친 뒤 2012년 친정팀에 복귀했다.
특히 오승환은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친정팀의 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지난달 7일 넥센과 3차전을 찾은 오승환은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삼성 선수단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류 감독은 "내년 계약이 끝나면 한국으로 오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농담이 진담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안현호 삼성 단장은 "오승환이 온다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반색했다. 다만 오승환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왜 그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삼성 복귀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