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인'이라는 자부심 가지고 입사
- 선대 회장 말대로 '사업보국' 신념가지고 일했는데
- 하루아침에 물거품, 참담하고 괴로운 심정
- 경영승계 목적 위해 매각한 것 아닌가
- 직원들은 매각 백지화 원한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1월 28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호진 (삼성테크윈 노사협의회 위원장)
◇ 정관용> 지난 26일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4개의 회사 한화에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그 소속 직원들이 노사협의회를 중심으로 범비상대책위 구성을 추진하고 일부는 노조 설립까지 하고요.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이번 매각 대상 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삼성테크윈 측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분야, 4개 계열사 한화그룹에 대한 매각. 이 소속 직원들의 목소리 들어봅니다. 삼성테크윈 제2사업장 21세기협의회 호진 위원장 연결합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호진> 네.
◇ 정관용> 이 발표가 있기 전에 전혀 짐작도 못하셨습니까?
◆ 호진> 네, 전혀 저희들은 몰랐습니다.
◇ 정관용> 발표 딱 듣고 느낌이 어떠셨어요?
◆ 호진> 심경 말씀하십니까?
◇ 정관용> 네.
◆ 호진> 정말 참담하고 괴롭고 배신감 때문에 요즘도 밤잠을 설치면서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할 만큼 흥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극도로.
◇ 정관용> 삼성테크윈이 주로 뭐를 만드는 회사인가요?
◆ 호진> 삼성테크윈은 2사업장이 있고 3사업장이 있습니다, 창원 사업장에는. 2사업장은 우리나라 군용 전투기 그다음에 헬기 모든 항공기 안에 들어가는 엔진을 정비하고 조립하는 그런 곳입니다, 2사업장은.
◇ 정관용> 3사업장은요?
◆ 호진> 3사업장은 K-9 자주포. 그다음에 해병대 수륙양용 장갑차 그런 것들을 조립해서 납품하는 곳이죠.
◇ 정관용> 삼성테크윈 전체가 그럼 방산업체인가요?
◆ 호진> 방산도 민수도 합니다.
◇ 정관용> 민수사업은 어떤 걸 만듭니까?
◆ 호진> 압축기, 그다음에 SMT 이런 것들을 만듭니다.
◇ 정관용> 전체 직원이 몇 명이죠?
◆ 호진> 전체 직원은 한 4,500여명 되고요. 해외까지 다 포함하면 한 6,700여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아까 이 소식을 듣고 배신감을 느꼈다 했는데 그건 어떤 이유입니까?
◆ 호진> 저희들한테 한마디도 그것도 없었죠. 상의 자체가 없었습니다. 전대 회장님께서 사업보국이라는 명분 아래 저희들은 신념을 가지고 일을 했던 거거든요, 여태까지. 나라 지킨다는 마음으로 일하라고 말씀하였었기 때문에,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느낌, 그런 것 때문에 배신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었죠, 그룹에 대한.
◇ 정관용> 일각에서는 고용승계 100% 약속을 했고, 또 한화그룹도 방산 분야에 워낙 강한 기업이기 때문에 오히려 한화에 가면 더 큰 시너지가 나지 않겠느냐. 왜 이 매각에 반대하느냐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호진> (한숨) 저희들은 삼성이라는 네임밸류를 기반으로 해서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삼성인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언론에 나왔다시피 당장 매각 발주 후에 얼마 되지 않아 회사의 신용등급 강등되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크신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문제는 매각 사유가 오로지 저희들이 볼 때는 오너가 경영승계 목적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저희들이...
◇ 정관용> 그러니까 방산 분야에 무슨 시너지 이런 건 다 허울이고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경영승계 이거 목적으로 팔았다, 이렇게 보신다?
◆ 호진> 네.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을, 대부분의 사원이 다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 정관용> 그런데 현실적으로 매각이나 인수·합병, 이런 건 뭐 경영진의 고용권한 아니냐, 법률적으로. 사전에 노동자들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주장은 또 어떻게 보세요?
◆ 호진> 너무, 여기가 지금 대한민국이지 않습니까? 여기가 미국도 아니고. 한솥밥을 먹으면서 여태까지 가족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라도 해줬으면 참 좋았을 것 같은데 선대 이병철 회장님께서는 삼성테크윈을, 저희들을 옛날에는 삼성항공이라고 했거든요. 사업보국이라는 명분 아래 지금껏 방산사업 및 민수사업에 37년 동안 우리가, 저희들이 정말로 매진해 왔었습니다. 삼성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께서 ‘너희들은 돈 못 벌어도 된다, 나라 지킨다는 마음으로 하라’고 말씀하신 곳이기 때문에 더욱더 저희들이 마음이 아프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호진> 실제 현장 공장에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들은 공장 곳곳에 태극기가 다 붙어져 있습니다. 그 정도로 저희는 애국심으로 했다 해도, 지금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정관용> 조금 결례가 되는 질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삼성테크윈 직원분들의 연봉이 한화 직원들의 연봉보다 좀 높기 때문에 이게 한화에 팔리면 바로 연봉이 조금 내려가는 것 아니냐. 또 고용승계 보장했지만 아무래도 신분이 불안해지는 아니냐, 이런 것을 우려해서다라고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보세요?
◆ 호진> 전혀 100% 없는 말은 아니겠죠. 아니겠지만 그런 것들은 저희들이 생각하기에는 2차적인, 3차적인 그런 것들이고요.
◇ 정관용> 아하!
◆ 호진> 실제 와 닿는 부분은 그게 아닙니다.
◇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배신감 이런 게 훨씬 크다, 이 말씀이시죠?
◆ 호진> 그렇죠. 맞습니다.
◇ 정관용> 범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 호진> 네.
◇ 정관용> 그런데 일부 삼성토탈이나 이런 회사는 노조설립신고서까지 냈다는 데 혹시 노조를 설립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 호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검토 중이다?
◆ 호진> 네.
◇ 정관용> 그러면 범비대위가 되었건 노조가 되었건 조직이 되면 무엇을 요구하실 건가요?
◆ 호진> 저희들이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밖에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는 겁니다.
◇ 정관용> 매각 백지화?
◆ 호진> 매각 반대입니다.
◇ 정관용>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그렇게 좀 높아보이지는 않는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 호진> 과거에 이와 같은 비슷한 경우도 있었었고. 보니까 저희들 0.1%의 가능성만 있다고 해도 사원 전체가 매달릴 겁니다.
◇ 정관용> 과거의 사례가 있었다는 얘기는 직원들의 반대 때문에 매각하려고 했다가 철회한 경우가 있었습니까?
◆ 호진> 저희 공장 아닙니다, 저희 회사 말고요. 다른 회사를 말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다른 회사는 매각하려다가 철회한 경우가 있기는 있었습니까?
◆ 호진> 네. 있었습니다.
◇ 정관용> 삼성에서요?
◆ 호진> 삼성은 아닙니다.
◇ 정관용> 아...
◆ 호진> 대우조선해양인가 그렇게 했었습니다.
◇ 정관용> 일단 표면상으로는 매각 백지화를 주장하시지만 직원들의 상당수가 삼성그룹에 다른 회사로 전환·배치될 것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보세요?
◆ 호진> 그 부분도 말이 오고가고 있는데 그런 상세한 부분은 비대위가 구성된 이후에는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결정된 바는 없고요.
◇ 정관용> 어쨌든 삼성그룹 측하고의 각종 대화나 협상 등등을 위해서라도 일단 조직 작업을 착수하고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 호진> 네.
◇ 정관용> 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호진> 네. 수고하십시오.
◇ 정관용> 삼성테크윈 노사협의회 위원장 호진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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