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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고용 미스매치 '일학습병행제'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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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학장 인터뷰

 

청년실업 문제,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용 미스매치 문제 또한 우리 사회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해마다 쏟아지는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이 같은 거대담론 속에서 지방의 한 대학이 장기적인 대안을 가지고 해답을 찾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에도 91%라는 경이적 취업률로 충북지역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이현수 학장을 만나 나름의 해답을 들어봤다.

대학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이 학장은 '높은 취업률'과 '낮은 등록금' 그리고 '실사구시학풍'이라고 주저없이 대답했다.

다음은 이현수 학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근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중소기업취업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고 들었다. 주요 내용은?

= 부임 후 산업현장이 여론을 학교운영에 반영하고자 일 년에 2번 정도 국내 유수의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충북의 고용실태와 기업의 여론들을 취합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그와 같은 맥락에서 지난 11월 19일부터 20일까지 충북도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중소기업 고용 애로와 최근 정부의 핵심고용정책과제인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거다.

금번 여론조사는 충북도내 우량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105명을 표본으로 심층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조사 결과, '인력채용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비율이 91.4%나 돼,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후 겪는 어려움에 대해선 '신입사원의 잦은 이탈'이 33.3%, '힘든 직무기피'가 27.1%를 보여 작금의 청년실업과 대조적으로 고용 미스매치의 심각함을 시사해주고 있었다.

▶ 이에 따른 대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지난한 문제이긴 하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고용 애로 타계를 위해 정부의 역점 고용정책인 '일학습병행제'에 대해 고졸 인력 채용시 이를 활용하겠다는 기업들이 응답비율도 64.8% 돼, '일학습병행제'가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학습병행제 도입시 기대되는 효과로는 신입사원의 맞춤형 인재양성 45.7%, 정부의 각종지원혜택 34.3%라고 응답했는데, 제도도입이 어려운 이유로는 산업현장 여건상 학습할 시간 부족과 중소기업의 한정된 공간여유 부족을 38.9%라고 응답해 중소기업들이 '일학습병행제'의 좋은 취지는 알고 있으나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학습근로자 구인의 고용여건 조성과 정부 차원의 실효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일자리 수급 불일치로 인한 청년고용과 중소기업 구인난 사이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 문제 해결의 전환점에 '일학습병행제'가 자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중소기업의 발전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준다면 청년들도 '일학습병행제'에 따른 학습근로자로 중소기업을 물밀 듯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되며, 정부도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발굴과 실질적 지원혜택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고 알고 있다.

▶ 아직은 생소한 용어인데 정확히 '일학습병행제'는 무엇인가?

= '일학습병행제'는 말 그대로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스스로 양성하고, 활용하기 위해 청년 취업희망자를 근로자로 채용하여 일을 하면서 이론교육과 현장훈련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교육훈련제도다. 스위스나 독일의 도제교육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한 제도라고 이해하면 될듯하다.

우리 청년들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일터에서 장기간(최소 1년~최대 4년)의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실시한 후 자격으로 인정하는데 15세 이상의 구직자, 졸업 예정 학생이라면 누구나 '일학습병행제' 학습근로자로 참여할 수 있다. 선발된 학습근로자들은 자체(OJT 훈련) 또는 외부에 위탁해 이론교육(Off-JT)를 받을 수 있는데 우리 대학이 공동훈련센터 교육기관으로 선정돼 도내 17개 기업의 학습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15일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 평소 인문학과 기술의 컨버전스를 늘 역설하시는데 쉽게 말해 그 내용은 무엇인가?

= 단언컨대 우리 대학 학생들은 이미 기술에 있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동일 직무에 대해 내세울만한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계는 융복합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융복합 시대에는 단편적 지식만으로는 지난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흐름은 창조적 융합형 기술인재를 바라고 있다. 기술에 인문학적 사고를 함양을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 그렇다면 인문학적 사고 함양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학생 스스로 자발적 지적호기심의 발로이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주는 게 대학이 우선적으로 해야 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라고 권한들 동기부여는 되지 않을 거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학생들도 쉽게 인지되는 대학의 홍보대사 4명을 지인의 도움으로 임명하고 문화적 접근을 시작했다.

대학 명사특강을 다녀가 사회저명인사만 해도 벌써 10여명에 이른다. 정치인, 방송인, 성직자, 작가 등 다양하다.

더불어서 직원독서모임을 조직해 학생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직원독서모임을 통해 각자가 구입한 베스트셀러들을 도서관에 기증하고 자연스럽게 인문학 독서탐독을 권했다. 그 이후 독후감대회도 개최하고 시상도 해나가니 자연스럽게 책 읽는 대학으로 변모됨을 느끼게 된다.

이 후에는 신간 베스트셀러는 물론, 인문학 양서들도 지속적으로 도서관에 확보해가고 있다. 또한, 인문교과에 대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려 교양개설학점도 31학점으로 늘려 학생들의 인문학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 노사협력을 늘 강조한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청년일자리는 사실 대한민국 청년 문제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청년층이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고 공시족이 되고 애가 타는 구직 활동의 천착에도 좋은 일자리를 얻기는 요원한게 작금의 현실이다. 사실 우리 청년들이 대기업과 공무원 등 정규직 취업에 목을 매는 이유는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성 탓이 크다는 게 내 생각이다. 대기업과 공기업 정규직으로의 사회 첫발을 내딛지 못하면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는 불안정한 인생에 대한 현실적 고민의 결과라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의 우리 고용환경을 보았을 때 고용노동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학습병행제'는 참 좋은 시스템이다. '선취업 후진학'의 롤모델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중소기업은 여전히 구인난에 허덕이고 근로자의 잦은 이직에 힘겨워 한다. 이제 고용문화를 바꿔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폴리텍에 입학하는 비효율적 교육은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동력만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업이 나서야 하고 노조가 나서야 한다. 노사정이 힘으로 협업이 되어야 청년일자리는 만들어 진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유럽처럼 노사정의 협력모델로 양질의 고용을 만들어 내는 역사적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노사정 협업을 주장하고 있다.

이현수 학장 프로필


이 학장은 특이하게도 한국노총 조직본부장과 대통령직속 노사정위원회 단체교섭소위위원,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을 거쳐 국회정책보좌관과 공익법인 교육자치연구소 대표를 역임했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청주폴리텍대학에 2012년 3월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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