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김진오의 눈 전체듣기]▶ 오늘의 첫 뉴스키워드는 뭘로 정하셨나요?
= 예, 누더기가 될지도 모르는 '김영란법'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김영란법,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에 대한 심의를 벌입니다.
6개월 만에 김영란법의 쟁점들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김영란법의 핵심인 부정청탁 개념을 축소하고, 부정청탁 예외사유를 늘리는 한편 공개 민원은 전면 허용하는 방안 등이 주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공직자가 100만 원 이상을 받으면 청탁의 유무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후퇴할 것이라고 합니다.
공무원 가족의 금품수수 금지와 친족 간 금품수수 문제도 논란을 빚고 있는데, 원안보다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돼 김영란법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자칫 누더기가 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김영란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거듭 촉구했지만 국회의원들과 그들의 보좌, 비서진, 공무원 등 국민 1,000만 명이 잠재적 범법자가 될 수도 있는 법이어서 연내 처리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 다음 키워드는 어떤 거죠?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예, 단두대와 암덩어리 등입니다.
▶ 박 대통령의 발언이군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와 관련해 쏟아내는 발언인데 규제를 가리켜 암덩어리, 우리의 원수라고 하더니 어제 국무회의에서는 "한꺼번에 단두대, 기요틴에 올려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부처가 규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일괄해서 폐지하는 구제 기요틴을 확대해 규제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자리와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대통령의 고심과 결단의 의지를 암덩어리, 원수, 기요틴, 단두대라고 표현한 것으로 읽힙니다.
그렇더라도 대통령의 발언치고는 어딘지 모르게 너무 강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꼭 고급스럽고 정제되고 순화된 언어를 쓸 필요는 없다고 할지라도 사석도 아닌 국무회의장에서의 대통령 발언은 그 어떤 국어 선생님보다도 영향력이 막강하거든요.
누가 그런 용어를 쓰도록 말씀자료를 작성해 줬는지 모르겠으나 국민이 받아들이는 느낌은 낯설고 어색함을 넘어 두렵고 섬뜩하다는 말이 많습니다.
기요틴, 단두대는 머리 위에서 큰 칼을 내려오게 해 사람을 죽이는 사형 기구이지 않습니까?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때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앙트와네트,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당통, 단두대로 많은 사람을 죽인 로베스피에르도 단두대에서 처형됐습니다.
혁명세력이 반혁명분자들을 처형한 대표적인 사형기구가 단두대입니다.
히틀러도 1930년대 자신의 정적들을 죽이는데 단두대를 사용했으며 그 숫자만도 무려 2만 명이 넘습니다.
프랑스가 마지막으로 단두대를 사용한 때는 1977년이었으며 1981년에 사형제를 폐지했습니다.
단두대는 공포정치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 세 번째로 주목한 뉴스어는요?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예, 22조 원의 가계 빚입니다.
지난 3분기에 증가한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인 22조 원이나 됩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계부채는 그래서 1,060조 원을 넘었고, 이런 속도로 늘어난다면 내년 1분기에 1,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늘어난 가계 빚의 62%가 집 담보대출이었으며 대부분 빚을 갚거나 생계용으로 쓰였습니다.
가계부채 폭탄이라고 해야겠죠.
가계 빚이 왜 이처럼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정부가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완화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부터입니다.
가계부채 폭탄이 한국경제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아킬레스건이라는 사실이 현실이 되면서 범세계적인 디플레이션에 대비할 정부의 대책에도 깊은 주름살이 패었습니다.
가계소득을 늘리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데 묘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돈을 풀자니 가계부채는 급증할 것이고 돈줄을 죄면 경제는 계속 위축하게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했습니다.
경제성장률 1% 올리자고 가계부채를 계속 늘리다간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폭발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우리 경제가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 또 어떤 뉴스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까?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최종 변론이 열렸다. (사진=윤성호 기자)
= 예, 16만 쪽의 판결입니다.
어제로 최후 공개 변론이 끝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에 양측에서 제출된 자료가 무려 16만 7,000쪽입니다.
이를 쌓아놓으면 18m에 이르는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433쪽 단행본 한 권씩을 385일 동안 읽어야 하는 엄청난 분량입니다.
그만큼 복잡다단하고 의견이 첨예한 사안이라는 이유인데요.
헌재가 종이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인데, 지금이 어떤 세상이라고 종이를 18m씩이나 제출하느냐, 이를 종이로 꼭 읽어야 하느냐입니다.
CD 한 장에 담아 제출하면 될 일을 트럭으로 운반할 정도의 서류라니 전자정부라는 말은 다 빈말이 된 셈입니다.
우리의 법원과 헌법재판소, 정부는 언제쯤이나 전자·사이버 시대에 걸맞는 업무 수행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황교안 법무장관은 "통합진보당은 암덩어리"라고 비유하며 "정당해산이란 수술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밝혔고, 이정희 대표는 "북의 지령으로 조정당한 적이 없는데 의혹과 추측만으로 정당을 해산해선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 외신 가운데 주목한 뉴스는요?= 예, 인종차별과 불평등의 나라 미국입니다.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어제부터 미국은 항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퍼거슨시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차를 불태우고 약탈을 하기도 했습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에서도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스타 매직 존슨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도 SNS 등에 "퍼거슨에는 정의가 없다" 등의 글을 올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종차별과 불평등의 나라라는 미국의 속살이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 마지막으로 어떤 뉴스가 있죠?
(자료사진)
= 예, 바바리맨과 제 식구 감싸기입니다.
검찰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에게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형적인 공연음란죄인 바바리맨과 차이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 봐주기입니다.
엊그제까지 검찰 간부인 한 식구를 처벌할 수가 없었다는 이유를 대며 당당했으면 오히려 좋았을 것을, 바바리맨이 아니라고 하다니 어색하죠.
지나가는 소도 웃지 않을까요?
검찰은 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에게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과 지난해 정국을 뜨겁게 달구게 만든 여당 국회의원에게 너무 가벼운 처벌을 한 것이라는 비판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