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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밴드를 아느냐…5인조 버즈의 5色 진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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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으로 한층 성장…보컬 민경훈은 창법에 변화

8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밴드 버즈. (사진=박종민 기자)

 

8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20대의 청년들은 이제 30대가 되어 무대에 섰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노래를 부르는 방식도 전보다 더욱 무르익었다. 정규 4집 앨범 '메모라이즈'(MEMORIZE)으로 돌아온 밴드 버즈의 이야기다.

8년 전과 똑같이 버즈라는 타이틀을 선택했지만 내용물은 전부 바뀌었다. 이들의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완전체 5인조 밴드 버즈가 밝힌 다섯 가지 변화를 짚어봤다.

◈ 앨범 전곡을 작사·작곡·편곡…저작권료는 N분의 1

정규 4집 앨범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8년 만에 발표하는 앨범이기도 하지만 멤버들이 전곡의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했기 때문.

보컬 민경훈은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우리가 직접 노래를 작사·작곡하고, 리더인 김예준 씨가 음악 공부를 해서 전체적 믹싱도 다 했기 때문에 당연히 소중할 수밖에 없다"고 애착을 보였다.

베이시스트 신준기도 "저에게도 이번 앨범은 첫 걸음같고, 첫 데뷔같다. 저희 의견이 이렇게 많이 들어간 앨범은 처음이라 정이 많이 가는 앨범"이라고 동참했다.

믹싱의 주인공인 리더이자 드러머 김예준은 "규정을 지을 수가 없다. 오랫동안 직접 믹싱까지 완수했기 때문에 선물과도 같은 앨범이다"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전과 달리, 작업에 멤버 개인의 구분을 두지 않고 모두 '버즈'로 표기했다.

베이시스트 신준기는 그렇게 하게 된 연유에 대해 "보통 곡 작업을 하게 되면 개인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버즈'라는 이름을 다 같이 올리기로 합의를 봤다. 밴드 자체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즈 앞으로 들어오는 저작권료는 N분의 1로 나눈다.

민경훈은 "매일 모여서 합주하고 노래하고 작업했기 때문에 (분배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민경훈의 보컬, 멋과 힘 빼고 솔직담백해지다

우려와 달리, 민경훈의 보컬은 폭발적 성량 그대로였다. 공연을 마치자 기사 작성에 바쁜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특유의 바이브레이션 등 화려한 기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민경훈은 "인위적인 것을 많이 없애려고 노력했다. 너무 멋있는 소리, 너무 꾸며진 소리로만 노래하면 듣는 사람이 질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녹음할 때도 기교를 넣지 않고 솔직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8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밴드 버즈의 보컬 민경훈, (사진=박종민 기자)

 

◈ 후배에서 선배로…그러나 모두가 라이벌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버즈 역시 변화한 가요계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기타리스트 윤우현은 "음악 차트가 일주일이 못 가고 바뀌더라. 그 속도가 굉장히 빨라져서 크게 느꼈다"고 놀라워했다.

민경훈은 "아무래도 예전에는 버즈가 신인이라 막내였는데 지금은 조금 선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인사를 받을 차례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후배 가릴 것 없이, 승부에서는 누구보다 뜨거운 의지를 보였다.

그는 '라이벌'을 묻는 질문에 "지금 나가면 전부 라이벌이다. 전부 다 이겨서 우리가 1등을 해야 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 여성 팬 어필은 힘들 듯…공감에 초점

버즈는 전성기 시절, 밴드 중에서는 드물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았다. '겁쟁이', '가시', '남자를 몰라' 등 3연타 히트곡들은 이런 버즈의 인기에 큰 기여를 했다.

이 때문에 버즈는 국내 밴드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밴드로 평가된다.

민경훈은 "여성 팬 어필은 솔직히 이제 좀 힘들 것 같다. 특정 공략 층은 없고 2030세대로 잡을 수 있다"면서 "최대한 많이 공감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선공개곡) '8년 만의 여름' 관련 통계자료를 보니 4050세대가 1등을 차지했더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했는데 좋아해 주신다는 의미로 생각하겠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 발라드도 좋지만, 밴드 음악 정체성 찾는다

버즈가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곡들을 돌아보면 발라드 성향이 짙은 곡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번엔 발라드의 기조를 유지하되, 밴드만이 할 수 있는 공격적인 음악을 시도했다.

더블 타이틀 곡인 '나무'와 '안녕'은 이 같은 버즈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나무'는 익숙한 버즈표 발라드 곡, '안녕'은 다소 낯선 일렉트로닉한 밴드 곡이다.

민경훈은 "작업을 할 때 대중을 외면하고 음악성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각자 좋아하는 음악과 성향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번엔 대중을 생각하기 이전에 다섯 명에 대해 생각하고 음악적 부분에서도 양보를 많이 했다. 같이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신준기는 버즈가 '발라드 밴드'라는 틀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랐다.

그는 "이번 아니면 '버즈는 발라드다'라는 인식을 바꿀 기회가 없었다. 다소 무리한 시도가 있을 수도 있는데 밴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예준도 과거를 회상하며 버즈의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예전 활동 때는 가요계에서 밴드가 자리매김하기가 어려웠다.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활동을 했지만 원치 않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면서 "과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했다. 이번에는 좀 더 밴드적인 정체성에 초점을 맞췄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깊이 있는 음악으로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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