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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창 공연음란은 맞지만 바바리맨은 아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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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제주CBS

 

공연음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기소유예 처분됐다. 3개월넘게 걸린 수사결과는 '기소해야 한다'는 경찰의 송치 의견과는 배치된다.

광주고검 제주지부(박철완 부장검사)는 25일 김 전 지검장에 대해 병원치료를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 8월 12일 밤과 13일 새벽 사이 제주시 이도2동 모 음식점 인근 2곳에서 5차례에 걸쳐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정상을 참작해 정식재판에 청구하지도 않고 약식으로 벌금형에 처하지도 않는 결정이다.

이같은 처분배경에 대해 검찰은 김 전 지검장의 행위가 상대방이 있을때 주로 하는 이른바 '바바리맨'의 범행과는 차이가 있다고 전제했다.

김 전 지검장이 성장과정에서의 억압된 분노감으로 이성적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신 병리상태에 있었고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욕구가 폭발한 것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목격자나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고 단지 '성선호성 장애'라는 질병에 의해 개방된 공간에서 행위를 하면 쾌감을 느끼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또 김 전 지검장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고 6개월 이상의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과 목격자 가족의 선처 호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기소유예 처분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김 전 지검장이 다수가 볼 가능성이 있는 장소에서 행위를 한 만큼 공연음란죄에는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특히 광주고검 시민위원회도 검경 수사자료와 각종 공연음란죄 사례 등을 검토해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로 의견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3개월 넘게 걸린 검찰의 결론은 공연음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정상을 참작할 사유들이 있어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의 수사결과와 배치된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 22일 김 전 지검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연음란 혐의가 있는 만큼 정식재판 청구나 약식기소를 통해 죄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가 길어진 이유에 대해 김 전 지검장이 병원치료를 받고 있었고 사건 충격에 따른 우울증 심화로 자살위험이 있다는 소견에 따라 피의자 조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김 전 지검장은 음란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지만 특정인을 겨냥해 한 것은 아니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이 장고끝에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제식구감싸기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검찰은 김 전 지검장을 사건 발생 엿새만에 면직 처분해 논란을 불렀다.

형사처벌후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내리는 통상의 사례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관련 사건을 지난 10일에서야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한 것도 책임떠넘기기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사상 초유의 전직 지검장 음란행위 사건, 결국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면서 검찰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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