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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대량해고 현실화에 '20억 땜질'…"언발에 바람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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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CUTBIZ
노인이 대부분인 아파트 경비원들이 올 겨울 대량 해고가 현실화되자 정부가 20억 원을 긴급 지원하는 처방을 내놨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고령자 고용지원금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은 처방이라 일선의 한숨은 여전하다.

고용노동부는 경비·시설관리 근로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60세 고령자 고용지원금의 지원기간을 2017년까지 3년간 연장하고, 이달 중에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해 연내 개정을 마무리한다고 24일 밝혔다.

내년부터 아파트 경비들에게 도입되는 최저임금법이 되레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미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을 줄이고 CCTV를 늘리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는 CCTV 가 설치되지도 않은 시점에 경비원 68명 전원을 이미 해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안은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경비원의 실업을 한시적이나마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노동부는 "업종별 지원기준율을 초과해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분기당 18만 원을 지원한다"면서 이를 위해 내년 예산 20억 원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비원으로 일하는 노인들이 통계에 잡힌 것만 16만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의 90%를 적용받는 이들이 내년에 최저임금 100%를 적용받을 경우 인건비가 10~20만 원 정도 늘어나는데, 20억 원은 이 증가분을 보전해 줄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아파트입주민들 입장에서 정부 지원이 경비원 고용을 유지하는 유인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증가되는 모든 부분을 정부가 다 커버(해결)할 수 없고 정부도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 "입주자도 조금 더 배려를 해서 고용유지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내년 1분기 중 아파트 등 경비시설관리업체에 대해 집중점검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선 경비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분신자살 사건까지 일어날 정도로 부당한 고용과 근로조건 침해가 심각하지만 일자리를 잃을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단순 점검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다.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은 "주차관리라든지 쓰레기 분리수거라든지 원래 경비 업무가 아닌 일을 묵묵히 하는 것도 해고당하는 게 두려워서"라며 "모든 문제가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데서 발생했다는 것을 정부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남 지역의 한 경비원은 "언발에 오줌 눗는 정도가 아니라 언발에 그냥 바람만 부는 정도"라고 정부안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IMF 이후 하도급 형태로 바뀐 경비원 고용 상황을 바꾸지 않는 이상, 노인들의 경비 업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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