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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오승근, 故 김자옥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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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故 김자옥의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남편 오승근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 김자옥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고 최근 암이 재발해 항암 치료를 해왔으나 14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 돼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고(故) 김자옥의 남편 오승근이 말문을 열었다. 11월 17일. 아내가 떠난 지 하루 만이었다.

침착한 목소리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임했지만 초췌한 그의 얼굴에서 김자옥의 빈자리가 여실히 느껴졌다.

어렵게 결심한 자리에 나와 오승근은 "아내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다. 제가 지금 말하기가 힘든 상황이다"라고 힘든 심경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그의 기억 속에 잠든 고(故) 김자옥의 마지막 순간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음은 오승근과의 일문일답이다.

-지금 심경이 어떤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우리 두 사람이 많이 사랑했는데 아내가 먼저 떠났다.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게, 모든 것을 다 안고 간 것 같다. 어제의 일을 제가 다시 상기시켜서 이야기 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그냥 집에 있을 것 같고, 병원에 누워 있을 것 같다. 천국의 문을 열고, 좋은 곳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앞으로도 보이지 않지만 아내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생전 고인은 어떤 아내, 어떤 엄마였는지 말씀해달라

모르는 사람들은 아내가 공주 역할을 해서, 김자옥하면 공주를 떠올린다. 집에서는 절대 공주같은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 엄마의 모습도 (일반 사람들과) 똑같다. 자식에게 야단칠 때는 야단치고, 특별한 교육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아내의 어떤 모습이 가장 떠오르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옆에 있는 것 같고, 없으면 집에 있는 것 같고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 그런 심경이다.

-김자옥 씨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아들이 3월에 결혼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었다. 결혼식을 보지도 못하고 간 것이 너무 안타깝고 마지막으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힘내서 견뎌라'고 이야기했다. 이틀 정도 혼수상태에 있어서 제 말은 들었겠지만 대답은 듣지 못했다. 편안히 갈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눈을 깜빡거리는 모습이 어른 거린다. 손 꼭 붙들고 이마에 입맞춤하면서 이별했다.

-암으로 투병했던 생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6년 6개월 정도 투병생활을 했다. 좋아지기도 했다. 의지가 강해서 투병하면서도 드라마를 한 5편 이상 촬영했다. 연극도 하고, 해외 촬영도 가고…. 본인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놀랐고, 저 역시 놀랐다. 본인의 의지가 있다한들 정신적으로 버티던 것이었다. 다리 아프면 다리 주물러 주고, 배고프다고 하면 밥 주고, 그렇게 병간호를 해왔다. 아픔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참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럴 때마다 병원에 가고, 약도 먹고 그러면서 견뎠다.

-고인이 어떤 배우로 사람들에게 남았으면 좋겠는지 말씀해달라

앞으로 연기를 직접 보지는 못해도 어렸을 때부터 숨이 끊어질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하기 원했다. '김자옥'이라고 하면, 그 사람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억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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