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요르단, 이란과 원정 2연전 A매치를 통해 새로운 선수들의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을 시험한다. 박종민기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제한된 시간 내에 감독의 합격점을 얻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중동 원정 A매치를 앞두고 첫 상대 요르단의 안방인 암만에 11일 저녁(한국시각) 도착해 곧바로 경기 준비에 나섰다.
장시간의 비행 후 첫 훈련은 선수들의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가볍게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에 강렬한 첫 인상을 심기 위한 선수들의 굳은 각오는 첫 훈련부터 치열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11월의 축구대표팀은 어떤 조합으로 14일 요르단과 18일 이란을 차례로 상대할까.
◈익숙한 이들의 피할 수 없는 경쟁공격수 자리에는 9월 A매치부터 꾸준하게 대표팀에 소집되는 조영철(카타르SC)가 버틴 가운데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엘 자이시)가 새롭게 합류했다. 박주영과 이근호 모두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라는 점에서 조영철보다는 분명 한 수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최근 두 선수 모두 소속팀을 옮겼지만 차례로 골 소식을 전하는 등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현재로서는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먼저 좋은 인상을 심은 조영철의 입지가 단단하지만 박주영과 이근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아시안컵 출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미드필드 포지션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어느 정도 구성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좌우 측면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의 자리가 견고하며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남태희(레퀴야)가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이번 명단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한국영(카타르SC)가 자리를 잡았다.
다만 관건은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철(마인츠)의 활용 여부다. 사실상 공격 전 포지션에서 활용 가능한 구자철이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 그동안 뛰어난 활약을 했던 만큼 남태희와 치열한 출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따라 김민우(사간 도스)의 활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완전히 달라진 수비, 우선권을 잡아라!변화의 폭이 가장 큰 포지션이 바로 수비다. 10월 A매치에는 K리거들이 주축이 된 반면, 11월에는 차두리(FC서울)를 제외한 전원이 해외파로 구성됐다. 이 때문에 8명을 2경기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진수를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한 윤석영(QPR)에게도 무난하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병역문제를 해결한 박주호(마인츠)가 서류 문제로 이란 입국이 불가능해지면서 자연스레 요르단과 경기는 박주호가, 이란과 경기는 윤석영이 차례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영은 최근 QPR 입단 20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 등 강 팀을 상대하며 얻은 자신감을 대표팀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골키퍼 포지션 역시 주전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정성룡(수원)이 소속팀에서의 뛰어난 활약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면서 차세대 주전 수문장으로 낙점된 김승규(울산), 지난달 A매치에서 인상적인 기량을 펼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