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을 달군 '로드FC 박상민 부대표 욕설 논란'은 언론사의 기사 '어뷰징'(abusing)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뷰징'은 검색을 통한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행위로, 격투기 기사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언론사는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19' 메인이벤트. 이둘희는 2라운드에서 후쿠다 리키(일본)에게 급소를 두 차례 가격당해 쓰려졌고, 결국 경기는 무효 처리됐다. 논란은 그 다음날인 10일 오후 4시 30분경 시작됐다.
H언론사가 한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을 인용해 '박상민 부대표가 로블로를 당해 고통스러워 하는 이둘희 선수에게 욕설을 내뱉고, 인간 이하의 대우를 했다'는 기사를 최초 작성한 것이다. 이후 H언론사는 기자 이름을 명시하지 않은 채 2시간 동안 14개의 동일한 기사를 올렸고, '박상민 욕설'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자 다른 언론사는 이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쓰기에 바빴다.
하지만 현장증언과 중계방송 영상을 확인한 결과, H언론사의 보도내용은 허위사실인 것으로 판명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둘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상민 부대표는 큰 형님 같은 분이다. 2007년 데뷔 때부터 링 사이드에서 가장 많이 뵈어왔고,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선수들을 도와줬다"며 박 대표가 잘못된 여론몰이의 희생양이 되는 것에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로드FC 측은 지난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박상민 부대표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공식 입장'에서 "허위사실을 담은 기사를 2시간 동안 14개나 올렸다는 점에서 H언론사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설혹 불순한 의도가 없었더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허위기사를 올린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자극적인 허위기사를 최초로 올리고 유포한 H언론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확인 절차 없이 해당 기사를 무차별적으로 복제해 실은 다른 언론사 역시 반성해야 한다. 12일 오전 11시 현재, 포털사이트에는 선정적인 제목을 단 박상민 부대표 관련 허위기사 수 십 건이 둥둥 떠다닌다. 한 사람의 공인을 파렴치한으로 몰고도 '검색어 장사'만 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