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녕, 투이'의 한 장면.
피부색과 성(性)이 곧 계급으로 이어지는 세상을 부정해 온 것이 인류의 진일보한 역사라면, 한국 사회는 그 역사 발전 단계의 어디쯤 자리하고 있을까.
27일 개봉하는 영화 '안녕, 투이'(감독 김재한·제작 메이드인필름)는 극단의 현실에 내몰린 한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의 뒤를 쫓으며 우리로 하여금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의 작은 시골 마을로 시집 온 베트남 여성 투이. 자상한 시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그리고 무뚝뚝하지만 정 깊은 남편과 함께 평온한 삶을 누리던 그녀는 어느 날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겪는다.
이로 인해 남편을 잃은 투이는 사고의 진실을 파헤치려 애쓰지만, 마을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자꾸 숨기려 든다.
"조용히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소리만 반복할 뿐, 투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감추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안녕 투이는 주인공 투이가 남편의 의문스러운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형식을 띠고 있다.
한국영화 사상 첫 베트남 배우 주연작인데,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홀로 진실을 외치는 주인공 투이 역은 닌영 란응옥(Ninh Duong Lan Ngoc)이 맡았다.
자국에서 배우, 가수, VJ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엔터테이너인 그녀는, 실제 베트남 정서를 바탕으로 사실감 더한 결혼이주 여성을 연기한 덕에 제7회 미국 베트남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의 고유한 마을풍경에서 시작되는 안녕 투이는 미스터리한 긴장감과 정통적인 연출 방식을 해외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두바이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미국 베트남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 스프링 쇼케이스 부문, 베를린 한국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 LA 아시안퍼시픽필름페스티벌 인터내셔널 쇼케이스 부문 등 모두 7개 해외영화제에 초청·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