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도로
충북 청주시 가로수길을 확장하면서 임시로 생긴 도로가 S자 형태로 굽어진 채 개통돼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9일 찾은 청주시 국도 36호선 가로수길 내 강산촌 교차로 공사구간.
공사로 인해 인근에 700m가량의 임시우회도로가 만들어지면서 하루 전 개통까지 됐지만 일부 구간에 S자 형태의 심하게 굽은 도로가 생겨 오고가는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차량 속도를 30km 이하로 제한하면서 갈 길 바쁜 운전자들은 속까지 태우고 있다.
60km의 차량 제한 속도가 단계적이긴 하지만 이 구간부터 30km로 줄면서 규정 속도를 지키는 차량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게다가 고갯길을 넘어 갑자기 굽은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들은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에 간담을 쓸어내려야 했다.
청주에 사는 박 모(46) 씨는 "통행량이 많은 구간에 갑자기 심한 S자 형태의 도로가 튀어나와 놀랬다"며 "공사로 인한 우회도로라고는 하지만 곡선 형태도 아닌 S자형 도로는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교통안전 안내판과 단속카메라 등 각종 교통안전시설물이 그나마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처럼 이상한 도로가 생긴 것은 교차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미 길 옆에 구조물이 세워졌지만 반대편 일부 가로수마저 옮겨 심지 못해 도로가 이를 피해 만들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공사업체가 최대한 직선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로수를 옮겨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 의견에 부딪쳤다.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교차로 구조물과 가로수를 피해야해 굽은 도로를 낼 수밖에 없었다“며 ”공사 전부터 수차례 이 같은 사실을 청주시와 환경단체 등에 알렸지만 최종 공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로수 몇 그루를 살리기 위해 공사가 마무리되는 12월까지, 길게는 반 년 동안 수많은 운전자들이 상식 밖의 S자형 도로의 사고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가로수길은 청주의 관문으로 대형버스 등 하루 평균 3만대가 넘는 차량이 운행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모든 공사가 유관기관, 환경단체, 주민 등과 협의를 통해 결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애초 현장 여건상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여건이 개선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직선 도로를 만들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