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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콜택시'로 전락한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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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워커 군병원. 이곳에는 구급차량 3대가 배치돼 있다

 

주한미군이 부대에서 발생한 경미한 환자의 병원 이송 업무까지 119에 떠넘기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에 허덕이는 소방력이 엉뚱한 곳에 낭비된다는 지적이다.

◈지원 건수 '47' 대 '0'이 상호 원조?

지난 2011년 1월 25일, 대구소방본부와 주한미군 시설관리사령부 캠프워커는 소방업무 지원에 관한 상호 원조 협정을 체결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에 자리 잡은 캠프워커 기지 안팎에서 화재를 비롯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상호 소방력을 동원해 협력하자는 취지다.

협정문에는 "대구시 소방본부와 캠프워커는 화재방지, 화재로부터의 인명과 재산의 보호 및 소방업무 등에서 양측이 상호 지원에 관한 이익을 확보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상은 상호 협정이라기보다 119의 일방적 미군 지원 협정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BS가 입수한 '캠프워커내 119 출동 현황'을 보면 대구 중부소방서가 최근 2년간 미군의 요청을 받아 지원에 나선 횟수는 47차례(2012년 41건)였던 반면 같은 기간 미군측의 원조 실적은 전무하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화재진압이나 구조, 구급 업무에 있어 미군에 응원 요청을 한 일이 없었다”며 "(소방 장비 성능과 보유량 등이 우월하기 때문에) 구태여 도움을 받을 일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캠프워커측은 “대구지역만 놓고 보면 미군의 원조가 없었는지 모르지만 최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저유소 폭발사고나 불산 누출사고 때 우리가 일정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 장병 '두통' 증상에 119 호출하는 미군

119 출동 사유를 뜯어보면 더 가관이다.

지난해 대구 소방본부가 원조한 41건 가운데 화재 같은 재난 대응은 한차례도 없었고, 부대 내 응급 환자의 병원 이송 업무를 대신 떠맡은 게 대부분이다.

특히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8건은 응급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먼 두통이나 복통, 현기증 등의 증상으로 119를 부른 경우였다.

또 6건은 구급대원이 환자에게서 별다른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였고, 증상이 너무 가벼워 아예 병원 이송 처리를 하지 않고 되돌아간 사례도 5건이나 됐다.

미군이 사태의 경중은 살피지 않은 채 대구 소방력을 마구잡이로 동원한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더욱 납득하기 힘든 점은 기지안에 응급처치가 가능한 의료시설과 장비를 갖췄으면서도 굳이 119 출동 요청을 남발한다는 점이다.

캠프워커에는 5명의 군의관 인력으로 24시간 가동되는 군병원(Wood Medical Clinic)이 운영되고 있고, 중증 응급환자 발생을 대비해 기지 밖 전문병원으로 긴급 후송할 수 있도록 3대의 앰뷸런스도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기지 관계자는 “구급 차량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미군 수송병이) 대구지역 지리에 그다지 밝지 않은 탓에 원활한 환자 이송을 위해 119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선봉장격인 119 소방력이 주한미군의 길잡이 노릇을 하는데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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