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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신세계', 독기품은 수컷 '네가지'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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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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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조폭세계에 드라마적 요소까지

신세계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자성과 그를 투입시킨 경찰청 강과장, 그리고 자성을 아끼는 조직의 실세 정청 등 세 남자의 음모, 의리, 배신을 그린 작품. 이정재, 황정민, 최민식 등 내노라는 충무로 배우들이 한데 뭉쳐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21일 개봉. 황성운= 누가 뭐래도 남성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영화다. 속칭 '흡연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흡연자라면 이해할 텐데 '참 맛있게' 담배를 피운다.

신진아= 담배를 끊었던 이정재가 이 영화 하면서 다시 담배를 피웠다는 게 비단 캐릭터 고민 때문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황성운= 다른 걸 다 떠나서 이 영화 정말 멋있다. 신세계를 보고 나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남자인 저는 이렇게 봤는데 여자인 선배의 시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신진아= 수컷들의 세계는 참 살벌하다. 그리고 나이 든 남자의 얼굴은 그 자체로 인생이다. 이정재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클로즈업이 참 많은 영화인데 서로 다른 성격, 욕망 등을 지닌 사람들의 얼굴을 마치 인물 화보처럼 보는 재미가 있더라.

황성운= 얼핏 설정은 홍콩영화 '무간도' 같지만 막상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든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박훈정 감독,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탁월한 것같다.

신진아= 작가로서의 작품인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그리고 첫 연출작인 '혈투'까지 욕망으로 들끓는 인간의 어둡고 복잡한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장기를 보인다.

황성운=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만 놓고 보면 거대 기업형 조폭 골드문에 잠입한 형사 자성(이정재)을 통해 그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여기에 경찰과 조폭 사이에서 심적 갈등을 겪는 자성의 심리 변화가 곁가지로 포함돼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영화의 재미는 그 보다는 골드문의 1인자가 되기 위한 조폭 내부의 치열한 '정치싸움'이 중심이다. 그리고 그 싸움을 설계하는 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형사 강과장(최민식)이다. 그 이야기에 훅 빨려 들어간다.

신진아= 골드문 조직의 실질적 2인자 정청(황정민), 정청의 오른팔이 된 잠입 형사 자성, 정청으로 인해 서열이 밀려난 이준구(박성웅) 그리고 설계자인 형사 강과장(최민식), 이 네 남자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붙어서 그런지 완벽한 균형감을 자랑한다.

황성운= '혈투'로 쓴맛을 경험한 박훈정 감독이 제대로 독기를 품었구나 싶더라. 황정민은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역시 황정민'이란 호칭이 절로 나왔다. 최민식은 뒤에서 모든 것을 관장하는 설계자로서 묵직함을 드러낸다.

신진아= 황정민과 이정재의 캐릭터 설정이 흥미로웠다. 마치 티격태격하는 연인처럼 이정재는 황정민 오른팔인데 틱틱대며 핀잔주고 황정민은 이를 익살스럽게 받아주는데, 두 남자의 진한 우정을 색다르게 표현한 점이 신선했다. 내적갈등이 많은 캐릭터라 외향적인 황정민과 자기페이스대로 쭉 가는 최민식과 달리 연기하기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런데도 두 배우와 다른 남자의 향기를 내뿜더라.

황성운= 사실 황정민과 최민식 사이에서 이정재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이정재 역시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최민식, 황정민과 같이 하기로 했을 때 내가 눈에 안 보일까 걱정했다"며 "이 작품으로 연기 인생이 끝이 나는게 아닌가 싶었다"고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이정재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았다. 특히 중반 이후부터는 오롯이 이정재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 됐다. 그만큼 흡인력이 대단했다.

신진아= 뜻밖의 발견은 박성웅이다. 때로는 비열하게 웃으면서 때로는 상대를 찢어죽일 듯 독기를 내뿜으며 여러 얼굴을 드러내는데 순간 오싹했다.

황성운= 진짜 의외의 핵심인물이었다. 세 배우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에 깜짝 놀랐다. '내가 죽을 걸 알면서도 칼춤 한번 추자'는 박성웅의 극 중 대사, 참 멋있더라. 황정민과 대립하며 골드문을 접수하려는 박성웅의 카리스마, 신세계가 감춰놓은 아주 큰 선물이다.

신진아= 박성웅에 황정민까지 조폭을 너무 멋있게 그린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하세계를 다루다보니 폭력수위는 좀 세다. 자주 등장하지 않으나 한번 나오면 세다. 더구나 총이 아닌 칼을 쓰니까 더 살벌하게 느껴졌다. 하이라이트는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칼부림 난투신이다. 그야말로 피칠갑이다.

황성운= 요즘 NEW가 참 잘 나간다. 올해 첫 번째 투자 배급작인 '7번방의 선물'은 기대 이상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자사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신세계가 올해 두 번째 투자 배급작인데 이 역시도 흥행이 예상된다. 출발이 아주 좋다. 섣부르지만 올 한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신진아= 드라마적 재미가 뛰어나서 여성들의 반응도 좋다. 20대보다는 30~40대가 더 좋다. 요즘 주관객층이 30~40대니까 박훈정 감독의 재기는 확실할 것같다.

황성운= 신세계를 보고 나면 각 캐릭터들의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박훈정 감독은 이 이야기가 전체 3부작 가운데 부분이라고 했다. 하루 빨리 신세계 다음편을 보고 싶다. 흥행 결과를 떠나 하루 빨리 후속편 제작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NEW에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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