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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뚝뚝 떨어졌다"…'비닐봉지'로 땜질 후 10시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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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공장 1명 사망 4명 부상…관계당국 신고도 사망사고 후 이뤄져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 용액이 누출돼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삼성전자측은 24시간 넘도록 누출 사실을 관계 기관에 제때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고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 일요일 낮 1시 22분 불산 용액 누출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11생산라인 불화수소 희석액 공급장치 밸브에서 이상이 발견된 시각은 27일 오후 1시 22분쯤.

11라인 외부에 위치한 농도 50%의 불화수소 희석액 공급실에서 밸브 이상을 알리는 경보기 센서가 울렸다.

경보 알람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삼성전자 협력업체 STI 서비스 직원은 불산 용액이 밸브에서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발견, 삼성측에 보고했으며 10시간이 지난 뒤인 밤 11시 38분쯤에야 밸브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다음날 28일 새벽 4시 59분 수리를 마쳤으며 이 과정에서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장에 들어간 STI서비스 직원 박모(35)씨가 작업 직후 가슴에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하지만 삼성과 STI서비스 측은 사고 발생 25시간이 지나서인 28일 오후 2시 40분에서야 경기도청에 누출 사고를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하자 그제서야 뒤늦게 관계기관에 보고한 것. 불산 누출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누출된 불산의 양이 적고 누수 부분도 경미해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새는 양이 적어 신고를 안 했을 뿐이지 은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 '불산 누출시 즉시 보고' 무시한 채 비닐봉지로 땜질

삼성측의 안이한 대응과 허술한 대응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불산 누출이 처음 발견된 27일, STI 서비스는 "경미한 상태이기 때문에 28일에 작업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해 삼성측에 보고했다.

업체측이 추정하고 있는 불산 용액 누출량은 2~10ℓ 정도.

당시 불산이 밸브에서 새어나와 40cm 아래 바닥에 위치한 용액 유출 감지 센서에 묻을 정도였지만 삼성측은 흘러나오는 불산을 비닐봉지로 막아놓은 채 10시간 동안 누출 상태를 그대로 방치했다.

삼성전자 안전팀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 외에는 평일날 안전하게 작업을 하는 것으로 사규에 명시돼 있어 누출 상태만 지속적으로 체크했다"며 "누수가 점차 심해져 27일 밤 밸브 교체 작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 사고는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한 뒤, 사건발생 25시간이 지나서야 외부로 알려졌다.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화학화상 치료를 받던 박 씨가 숨지자 STI서비스 측은 오후 2시쯤 화성동부경찰서에 박 씨의 사망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관계기관은 커녕 해당 11라인에서 일하고 있는 50명의 직원에게도 불산 누출 사실을 알리거나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또 불산 누출 뒤에도 배관 교체 작업이 끝날때까지 라인은 계속 가동됐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 불산 누출시 해당 업체는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당국 등에 즉시 신고해야 하지만 삼성전자측은 "누수된 장소가 밀폐된 공간인데다 누출 양도 물방울이 맺히는 수준이였기 때문에 신고할 필요성을 못느꼈다"고 말했다.



◈ 경찰 "누출사고 엄정 수사할 것"

불산 누출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법위반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엄정 처리할 방침이다.

삼성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작업장 내부 CCTV에 STI 서비스 직원 5명 중 사망한 박 씨가 방제복을 입지 않은 채 작업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작업에 나섰던 당사자들과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과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잔류 가스가 제거되고 안전이 확보되는대로 현장 검증을 진행하는 한편 제때 신고를 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삼성 관계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영상제작]= 노컷TV 민구홍 기자(www.nocutnews.co.kr/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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