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현정의 뉴스쇼="">김현정의>- 미래부, 선수와 심판 함께 있는 꼴
- 가치지향적 명칭은 적합지 않다
- 민주당, 쇄신 않으면 국민이 허물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 (前 과기처장관)
인수위가 정부조직개편안 발표하면서 차기정부의 윤곽이 드러났는데요. 장점, 단점 있습니다마는 오늘 2부에서는 우려하는 점은 뭔지, 이 부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죠. 미래창조과학부. 환영한다는 목소리 뒤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도대체 뭐가 걱정인지,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었습니다.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 연결을 해 보죠.
김영환
◇ 김현정>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김영환> (웃음) 대선평가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 국립과학관에서 출마선언을 하셨어요. 그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었는데 청바지 입고 하얀 와이셔츠 걷어 올리고, 연설하셨던 게 아주 신선했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과학에 누구보다 관심 많으시죠?
◆ 김영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차기 정부의 핵심부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영환> 우선 과학기술부가 부활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환영하고요. 결국은 과학기술부를 부활시키고 정보통신부도 부활하는 그런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영은 합니다마는 정권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이렇게 손을 보는 이런 일이 이제는 끝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미국이나 영국이나 선진국이 정권 바뀔 때마다 정부부처가 바뀌지는 않지 않습니까? 이거는 과거에 손을 안대면 좋았을 일을 굳이 벌여서 또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하게 됐고, 이번에 신설한 안을 보니까 5년 후에는 또 다이어트식의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환영은 하지만, 이러다가 5년 후에 또 변화 있을까봐 걱정된다는 말씀.
◆ 김영환>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이어트하게 되지 않을까’ 이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김영환> 너무 이게 잡탕 식으로, 백화점식으로 모아놓았기 때문에요. 아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업무를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에 있었던 ICT 진흥업무 가져왔고, 국가연구개발 R&D센터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집행조정업무를 다 가져왔고요. 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안전규제업무를 가져왔습니다. 거기다가 성장 동력 발굴과 일자리 창출, 이렇게 다 모아놨기 때문에 이게 정말 잡탕식이 되고, 백화점으로 되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좋게 보자면 그것들이 화학적으로 융합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지는 않을까요?
◆ 김영환> 글쎄, 다 모아놓은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우선은 지금 원자력안전과 집행기관을 한꺼번에 모아놓은 거예요. 생선가게에다가 고양이 갖다 놓은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운영하는 곳과 관리 감독하는 곳이 한 곳에 있다는 말씀.
◆ 김영환> 네. 원자력안전위원회 이거는 대통령 직속으로 만든 거는 몇 달 전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에 또 원자력안전에 관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빈발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랬었죠.
◆ 김영환> 그래서 이것을 이렇게 만든 건데. 이걸 다시 또 통합을 해 놔서 원자력을 집행하는 기관과 원자력을 규제하는 기관이 같이 들어 있는 모순이 있고요.
또 과학기술위원회라는 것은 지금 농림부, 국방부 이런 문화부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과학기술 R&D 기능을 통합하기 위한 건데. 이거를 과학기술부에 이렇게 모아놓는 것이 옳은 일인가, 이것도 심판하고 선수를 함께 보게 만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예산이 17개 부처에 나누어져 있거든요. 그게 농림부에도 있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문화부에도 있고 환경부에도 있고, 그 연구개발이라는 게 과학기술에만 있는 게 아니고요. 국방에도 있고요. 그 부분을 조율하는 기관이 과학기술위원회인데 대통령 직속으로 있습니다, 이게.
◇ 김현정> 지금은 대통령 직속이죠.
◆ 김영환> 이거를 지금 미래창조과학부로 모아놓게 되면 각 부처 간의 조정업무가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심판을 봐야 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조정하는 역할 같은 거요. 그런데 이거를 직접 하게 됨으로써 여러 가지 혼선을 빚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우려되는 점이 또 있습니까?
◆ 김영환> 역시 정보통신부 업무, 지금 ICT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게 지금 미래창조과학부로 들어왔는데. 정보통신부의 진흥 업무는 단거리 마라톤 선수하고 마찬가지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안이고요.
◇ 김현정> 아주 실용적인 것들 위주니까요.
◆ 김영환> 과학기술부 업무는 긴 호흡으로 기초과학, 원천기술, 이런 과학입국에 관한 일인데, 이거를 같이 묶어두는 것도 참 바람직하지는 않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거는 왜 그럴까요? 과학자 입장에서 조직이 크면 클수록 여러 가지가 함께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요?
◆ 김영환> 우리나라가 과학 입국을 추구하고 있지만 인공위성을 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로호. 그 다음에 노벨상 수상자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1년에 16조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초과학 원천기술이 없다 보니까 기술 무역적자가 1년에 7조원씩 나고 있습니다. 69억불이 나고 있고요.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몰락했습니다. 제조업 강국이라고 하지만 부품소재가 일본으로부터 1년에 250억불을 무역적자를 내고 있고요.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비메모리반도체가 없습니다.
◇ 김현정> 순수부분, 기초과학부분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시죠?
◆ 김영환>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이거를 효율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원천기술과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되는데 그런 역할은 지금 미래창조과학부가 해야 될 일이고요.
그리고 ICT라고 하는 것은 정보통신기술, 스마트폰 기술이라든지 인터넷 기술이라든지 여러 가지 기술들은 즉각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우리가 따라잡거나 또 선도해야 할 기술인데 이것을 한꺼번에 묶어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눈앞에 이익 좇다가 순수과학 쪽은 결국 또 뒤쳐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시군요. 또 하나 지적되는 게 명칭문제인데요. 의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영환> 우선 미래창조라는 말이 이게 가치지향적인 단어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게 몽롱하고 추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혼선이 오는데. 지난 정부조직개편에서 지식경제부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 외국에 나가면 지식경제부가 뭐하는 데냐, 이런 혼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명칭이, 좋은 용어이긴 합니다만 과학부가 미래를 창조한다고 해서 미래창조과학부라고 한다면 법무부는 정의실현법무부로 해야 되고.
◇ 김현정> (웃음) 그게 그렇게 되나요.
◆ 김영환> 국세청으로 조세정의국세청이라고 불러야 되지 않냐. 그렇게 되기 때문에 명칭은 대체로 조직 내용으로 보면 과학기술정통부, 이렇게 하면 편안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부서 명칭은 기능을 위주로 구체성을 띄는 게 좋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영환> 그렇습니다.
◇ 김현정> 미래창조과학부의 초대 수장, 사실은 이게 워낙 매머드급 부서로 지금 신설이 됐기 때문에 초대 수장이 누가 오느냐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떤 인물이 적합할까요?
◆ 김영환> 지금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이공계 기피 문제가 심각하고요. 그 다음에 기초기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문제 심각하고. 또 과학대중화 이런 것들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그 수장은 추진력과 융합적 사고가 가능한 분으로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신중하게 당선자가 아마 결정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하마평에 오르는 사람은 황창규 전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 이석채 KT회장,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이런 분들인데, 혹시 이분들 중에 적합한 인물은?
◆ 김영환> 다 뛰어난 분들이라고 생각하고요. 일장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든 과거에 해 왔던 관성을 이탈해서 새로운 추진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화제를 좀 돌려보죠. 최근에 ‘민주당이 쇄신 못하면 안철수 신당에 헤쳐 모일 것이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 김영환> 지난 대선과정에서 우리가 단일화, 단일화하다가 나중에 안철수, 안철수 하다가 선거가 끝났습니다. 그래서 이 답답한 논의를 계속 해야 되느냐. 또 이제 선거 끝나고 나니까 안철수 신당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런 문제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제는 안철수를 쳐다보고 안철수 하는 정치를 이제 그만 둬야 된다, 이 안개를 걷어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안철수, 안철수 하는 정치는 그만해야 된다.
◆ 김영환> 그렇습니다. 그걸 걷어내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쇄신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쇄신이 첫 번째라고 생각하고요. 그걸 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힘으로 민주당을 허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 신당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쇄신을 못하게 되면 안철수 신당의 입지가 강화되고, 그것이 민주당을 대체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으로써는 안철수를 얘기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쇄신에 집중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안철수 신당에 헤쳐 모일 것이다.’ 는 말은 헤쳐 모이자가 아니라, 제대로 쇄신 못하면 정말 안철수 신당에 모두 다 우르르 몰려가고 우리는 무너질 거라는 경고의 메시지군요?
◆ 김영환>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뽑아놨는데 국민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전격적인 표를 주지 않아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세력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둘로 갈라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게 단일화가 됐는데 그게 매끄럽게 되지 못해서 선거에 졌는데 지금도 우리가 민주당이 그런 자기쇄신을 못해서 안철수를 쳐다봐야 되는 문제가 생긴다면 그거는 민주당이 존립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민주당 쇄신에 집중해야 될 때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실제로 당 내부에서 이대로 쇄신이 안 되면 우리는 새로운 신당으로 가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세요?
◆ 김영환> 안철수 신당이라는 게 가시화 되지가 않았고요. 또 우리 정치인들의 당적이동이라는 건 정말 성을 바꾸는 일처럼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될 의원들은 많지 않을 걸로 보고요.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쇄신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 민주당이 쇄신하고 바른 모습으로 국민들의 인정받으면 그때는 안철수 전 교수가 오히려 입당을 할 거라고 보십니까?
◆ 김영환>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제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당이 분열되지 않을 것이고요. 또 뭔가 민주당을 환골탈태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환골탈태해야 된다, 쇄신해야 된다, 지금 계속 강조하시는데. 지금 쇄신하자고 하는 작업 중의 하나가 회초리투어예요. 여기저기 다니며 사과하는. 이 정도로는 미흡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김영환> 그 점은 안쓰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지역마다 돌아다니면서 무릎 꿇고 반성한다고 그러는데 그 반성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요. 또 그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친노, 반노 이런 계파정치가 내연되고 있고요.
◇ 김현정> 여전히 있습니까?
◆ 김영환> 물론 당연히 있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우리가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민주당을 정책정당화해야 한다, 정책의 정치화를 달성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한 사람을 키워야 하고요. 또 계파정치, 진영논리 이거는 이번에 완전히 버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친노, 반노 이런 말이 당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 당의 주류를 형성했던 분들이 좀 자제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뭘 자제하셔야 돼요?
◆ 김영환> 이를테면 그동안 우리가 총선패배가 대선패배와 똑같은 자기반성을 해야 됩니다. 이를테면 총선패배에 대한 평가서를 지금 쓴다면 대선평가의 결과와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총선 때 잘못한 걸 그대로 대선 때 반복했거든요. 그때 그 지도부를 맡고 있었던 분들이 그 뒤에 또 지도부를 맡아서 당의 당권을 쥐고 있었던 분들은 자숙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반성문 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성문 써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어떻게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그런 정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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