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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하다 '욕설'했더니…바로 법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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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동안 욕설에 고소해 경찰 조사 뒤 검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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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을 하다보면 채팅방에 아무 생각 없이 욕설이나 성희롱 발언을 퍼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상대방이 모욕을 당했다며 고소를 한다면 온라인 세계의 부메랑은 결국 현실 세계로 돌아올 뿐이다.

회사원 김 모(29·여)씨는 해외 출장이 잦은 탓에 시차 적응을 할 겸 '리그 오브 레전드'(LoL)라는 온라인 게임에 취미를 붙였다.

LoL은 지난 2009년 10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AOS(Aeon of Strife) 장르 게임으로, 대전액션과 공성전이 결합돼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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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씨는 이 게임에서 지난 9월 상대방 게이머 두 명으로부터 단지 게임을 못한다는 이유로 2시간 동안 쏟아지는 욕설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들은 김 씨에게 '애X', 'X신'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비롯해 '시XXX아', '십XX야' 등의 욕설을 수십 차례 사용했다.

본인이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욕설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X미 없는 XXX', 'X미 뒤X XX야'등 고인을 모욕하는 욕설을 5회 이상 반복했다.

여기에 김 씨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자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성추행적 발언을 이어갔다.

김 씨가 모든 사실들에 대해 고소하겠다고 말하자 "게임에서 욕한 게 다 신고 됐으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무기 징역이야. 십XX야"라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김 씨는 "욕설을 퍼부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마치 왕따나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었다"며 "손과 치가 떨리면서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참다못한 김 씨는 상대편이 쉴 새 없이 떠들어댔던 욕설과 성폭력 발언을 모조리 캡쳐한 뒤 지난해 9월 말 서울 도봉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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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가 채팅방에 있는 상태에서 욕설을 했기에 김 씨는 이들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김 씨가 캡쳐한 욕설은 A4 용지로 무려 21장에 달할 정도였고, 모든 내용을 범죄 사실 일람표로 정리해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욕설을 했던 이들은 부산에 사는 A(22)씨와 서울에 사는 B(18)군이었다. B군은 심지어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결국 지난해 말 A씨는 부산지검에 송치돼 기소됐고 B군은 서울북부지검에서 가정법원 소년부로 넘겨졌다.

김 씨는 이들이 어린 나이라 고소를 취하할까도 생각해봤지만 경찰 조사를 받은 뒤에도 여전히 게임 상에서 욕설을 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김 씨는 "욕설이나 막말이 아무리 게임 상에서 일상적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로 남게 된다“면서 "이 점을 꼭 알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 상에서 욕설을 밥 먹듯 했던 이들은 초범이지만 최소한 벌금 전과가 남게 됐다.

인터넷에서 무분별한 욕설은 남에게도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지만, 결국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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