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파서블
헨리(이완 맥그리거)와 마리아(나오미 왓츠) 부부는 크리스마스 휴일을 맞아 세 아들과 함께 태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름다운 해변이 한 눈에 펼쳐진 리조트에서 행복을 만끽하던 이들 가족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거대한 쓰나미가 덮쳤다.
이들 가족은 서로의 생사를 모른 채 물살에 휩쓸려 뿔뿔히 흩어졌다. 간신히 눈을 뜬 마리아는 물에 떠내려가는 큰 아들 루카스를 발견하고, 헨리는 둘째와 셋째와 함께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감상포인트=2004년 12월 26일, 전세계의 시선이 동남아로 쏠렸다. 강력한 쓰나미가 아시아 8개국을 강타했고, 3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명 피해를 낳았다. 방송을 통해 전해졌던 참혹한 현장 모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불리는 동남아 쓰나미 속에서 기적 같이 살아난 한 가족의 감동 실화가 스크린에 재현됐다.
'실화'라는 게 오히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들 가족은 기적을 만들어간다. 사실적으로 표현된 참혹한 현장은 실화의 감동을 더했고, 흩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되는 순간은 눈물을 와락 쏟게 만든다.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한다. 영화 관람 뒤 가족 생각이 진하게 올라올 것이다.
더 임파서블은 여타의 재난 영화와는 다소 다른 길을 걷는다. 재난 자체를 더 스펙터클하고 긴장감 있게 그리는데 중점을 두고,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이라면, 더 임파서블은 쓰나미 이후 생존한 사람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이들 가족에게 쓰나미 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가족의 생사 여부다. 간신히 쓰나미를 이겨낸 마리아와 루카스는 인근 주민의 도움으로 병원에 실려가 상처를 치료받는다. 이를 알리 없는 헨리는 두 아이를 대피소로 보내고, 아내와 큰 아들을 찾기 위해 홀로 남아 쓰나미 현장을 샅샅히 뒤진다. 영화는 이 가족이 어떻게 만나는지 그 과정을 중심으로 쓰나미 속에서 살아남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헨리와 마리아 가족 뿐 아니라 주변의 이야기만으로도 상당한 울림을 전한다. 사실 주변 인물 모두 참혹한 현장을 이겨낸 생존자들이니 그 사연이 오죽할까. 환하게 웃고 있어도 짠한 느낌이 든다. 또 루카스가 병원에서 다른 사람들의 가족 찾기를 도와주는 장면이나 장인어른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울부짖는 헨리의 모습 등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영화 초반에 들이닥치는 쓰나미는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실제 물을 이용해 구현,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표현된 것과 굉장히 다른 맛을 낸다. 가로 100m, 세로 80m 규모의 수조를 제작했고, 하루에 약 13만 리터 이상의 물을 사용했다. 화려함 보다는 좀 더 실제 같은 느낌을 부여했다. CG가 더해진 스펙터클은 없어도 당시의 쓰나미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피부로 전달됐다.
영화의 실제 모델인 알바레즈 벨론 가족은 스페인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스페인 박스오피스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누가 만들었나= '오퍼나지-비밀의 계단'으로 데뷔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일랜드'의 이완 맥그리거가 헨리, '킹콩'의 나오미 왓츠가 마리아로 분해 부부 호흡을 맞췄다. 12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