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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도 '럭키 서울' '서울의 찬가' '서울 서울 서울' 등 서울을 찬미하는 노래들이 유행한 적이 있지만, 조선시대에도 시를 통해 수도 한양의 번성을 노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선 건국의 최고 주역인 정도전(1345-1398)은 '진신도팔경시(進新都八景詩)'에서 새로 도읍지가 된 한양의 모습을 찬미하면서 대대로 복을 누릴 것을 기원했다.
정도전의 문집인 '삼봉집'에는 기전산하(畿甸山河, 기전의 산하), 도성궁원(都城宮苑, 도성의 궁원), 열서성공(列署星拱, 여러 관청이 늘어서 있음), 제방기포(諸坊碁布, 여러 동리가 배열된 모습), 동문교장(東門敎場, 동문에서 군사를 훈련하는 교장), 서강조박(西江漕泊, 서강에 배를 정박함), 남도행인(南渡行人, 남쪽에서 물을 건너오는 행인들), 북교목마(北郊牧馬, 북쪽 교외에서 말을 기름) 등 8가지 주제로 한양의 모습을 예찬하고 있다.
조선 후기에도 한양을 예찬한 시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정조의 명으로 신하들이 쓴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이다.
정조는 신하들과 함께 시문을 주고받는 것을 즐겼는데, 1792년 4월 여러 신하들에게 번성하는 서울의 모습을 묘사한 시를 지어 바치게 했다.
검서관 박제가, 검교직각 이만수, 겸검서관 유득공, 검교직각 서영보, 좌부승지 이백형, 검서관 이신모 등이 시를 썼고 우등(優等)인 여섯 사람의 시권에는 각각 어평(御評)을 가했다.
이덕무(1741-1793)의 시권에는 아(雅)자를 썼는데, 이덕무의 문집인 '청장관전서' 제20권 아정유고(雅亭遺稿)의 응지각체(應旨各體) 편에는 성시전도(城市全圖) 칠언고시가 수록돼 있다.
이덕무는 조선 후기 번영하는 한양의 모습을 시로 예찬했다.
5부 49방으로 구성된 도시 구성, 백악산·인왕산·남산·낙산으로 둘러싸인 형승, 청계천·응암·세검정·청풍계·세심대·필운대 등 한양의 명승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거리 좌우에 늘어서 있는 천간 집에 온갖 물화 산처럼 쌓여 헤아리기 어렵네'라는 표현에서는 활기에 가득찬 시장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조는 1791년 신해통공(辛亥通共)을 단행해 금난전권(禁亂廛權)을 폐지함으로써 특권 시전 상인 이외에 영세 상인들의 도성 진출을 허락했다.
조선 후기 상업의 도도한 발전을 정치권이 수용한 것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동네 상권까지 진출하는 바람에 영세 상인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2013년은 새로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첫 해가 된다.
새 대통령은 서민들도 노력만 하면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국정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전국의 시장에서 상인들의 활기찬 함성이 울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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